7일 소방당국과 흥안운수 등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35분께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횡단보도 인근 인도에서 60대 여성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때마침 이곳을 지나다 인근 정거장에서 멈춘 시내버스 운전사 한경평(64) 씨는 이 장면을 목격했다.
한씨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A씨에게 달려갔다. 그가 도착했을 당시 A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옆에 있던 다른 여성이 119에 신고했고, 한씨는 바로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버스는 제때 출발하지 못하고 멈춰섰지만, 승객들은 아무 불평도 없이 상황을 지켜봤다.
3분가량 이어진 한씨의 CPR로 마침내 A씨는 이내 호흡과 의식을 되찾았다. 한씨는 기다리는 승객들을 위해 서둘러 버스에 올라 운행을 계속했다.
그가 현장을 떠난 뒤 도착한 119 구급대는 의식을 찾은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한씨는 "회사에서 한 달에 한 번 산업안전보건 교육을 하는데 그때 심폐소생술을 배웠다"며 "언제나 심폐소생술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몸이 즉각적으로 반응했다"고 했다.
한씨는 올 3월 부인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터라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절실히 알고 있었다고 한다.
한씨는 "아내가 숨진 후 다른 사람이 쓰러졌을 때 꼭 심폐소생술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승객들이 한 생명을 구했다며 대신 감사 인사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