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란듯' 청문회 중 조국 妻 기소…또 '초유의 사태'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연속된 조국 청문회
후보자 검증 도중 檢 압수수색+아내 기소
野 장관 후보자에 이틀 청문회 요구도 이례적
與 국무위원 후보자를 국회에서 해명 기자회견 열어주기도
이례적 당내 갈등에도, 조국 지키기 계속한 여권...文의 선택 주목
장관 후보자 의혹에 대학에선 촛불 집회도...'사상 초유의 일로 도배'
오늘 기소로 檢, 청와대에 전면전 선언한 셈...갈등 극에 달할 듯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과정은 '초유의 사태'로 얼룩졌다.

청문회가 결정된날 후보자 주변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이 이뤄진데 이어 후보자의 배우자가 인청문회 도중 기소되는 사상 유례 없는 일까지 일어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조 후보자의 청문회가 막바지에 이르던 6일 오후 10시 50분쯤 조 후보자 배우자 정경심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조 후보자의 아내는 딸에게 자신이 재직중인 동양대의 총장 표창장을 위조해 수여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혐의는 이날 하루 종일 조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해명한 의혹이다.

조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해명을 하고 있는 시각, 검찰은 보란 듯이 후보자의 아내를 기소한 셈이다.

조 후보자의 청문회 정국은 '초유의 사태'의 연속이기도 했다. 그 주인공은 역시 검찰이었다.

청문회 날짜에 합의한 날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가족들의 자택을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청문회를 앞둔 공직 후보자, 특히 자신들에 대한 지휘권자이기도 한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런 이유로 검찰이 조 후보자에 대해 조직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줄을 이었다. 이런 해석은 청와대와 검찰 전면전의 시발점이 됐다.

처음의 연속인 조국 사태는 야당도 한 몫 했다. 야당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의혹 투성이'라며 이틀 청문회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틀 청문회는 관례상 총리 후보자에게만 이뤄지던 것이어서 이 또한 기록을 깬 요구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청 기자간담회를 거치고 반박 간담회를 하는 등 우여곡절끝에 가까스로 열린 청문회에서도 증인을 10여명 채택하는 등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로는 역시 기록 갱신의 연속이었다.

정부의 국무위원 후보자가 그것도 입법부인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명회를 개최함으로써 여당은 이 때문에 의원들의 승인된 목적 이외의 행사를 주최했다면서 내규를 위반했다는 지적까지 받아야만 했다.

조국 사태에서 이례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여당도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여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의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복잡한 심경을 비치며 드물게 당내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청문회 당일에도 표출됐다. 여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인 금태섭 의원과 김종민 의원은 대놓고 이견을 보였다.

금 의원은 여당 청문위원으로 이례적으로 조 후보자 청문회에서 시종일관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는 조 후보자의 자녀 관련 특혜 의혹을 나열하면서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이 되면 (청년들이 어떤)가치관에 혼란을 느낄 것인지 저로서는 참으로 짐작하기 어렵다"며 "정치적 득실과 많은 고려 사항이 있겠지만 모든 것을 저울 한쪽에 올려놓고 봐도 젊은이의 상처가 걸린 반대쪽으로 제 마음이 기울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명 철회를 에둘러 표현했다.

이에 김 의원은 면전에서 "저도 조 후보자 딸이 서울대에서 장학금을, 동양대에서 연수비를 받은 것에 대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금 의원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조 후보자에게 25일간 수많은 공격과 비난이 있었는데 5%의 허물을 얘기해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 이견이 갈리는 모습에도 여당 지도부는 조 후보자를 끝까지 사수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 하락을 정면으로 맞선 모습이다.

이와 함께 장관 후보자의 의혹에 서울대와 고려대 등 의혹과 연루된 대학들에서는 '촛불집회'까지 일었다. 이 또한 조 후보자에게만 나타난 '초유의 사태'라고 할 수 있다.

2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조국 딸 입시부정 의혹 진상규명 촉구’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촛불 대신 스마트폰 플래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조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리던 6일에도 고려대에서는 10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촛불 집회를 열었다. 3차 집회다. 이들은 조 후보자 딸의 입학을 취소하라고 요구하며 '기회의 평등'을 외쳤다.

이처럼 정치권과 법조계, 사회까지 막론한 이례적인 사태의 연속에 청와대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주말쯤 조 후보자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오후 순방길에서 귀국해 고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청문회 도중 후보자의 아내를 기소할 정도로 전면전을 선언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

검찰과 청와대는 압수수색 이후부터 신경전을 벌여온 터여서, 둘의 충돌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단 칼은 검찰에게 있는 모습이다. 검찰의 수사가 조 후보자의 가족들을 점점 조여올 수록 문재인 정부의 부담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레임덕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검찰에 대한 강경한 여권의 분위기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여,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할지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검찰의 기소 직후 "아쉬운 것은 서초동에 있어야할 검찰이 여의도 청문회장까지 왔다는 점"이라며 "지극히 불행한 일이고 정치검찰의 잘못된 복귀가 아니길 바란다"고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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