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원대 조세 포탈' 구본능 희성 회장 등 LG일가 1심서 '무죄'

"특수거래인 간 거래로 볼 수 없고 통정매매로 공정거래 침해됐다 보기 어려워"
주식거래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재무관리팀장들도 '무죄'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156억원 가량의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로 기소된(조세범 처벌법 위반) 구본능(70) 희성그룹 회장 등 LG 총수 일가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구 회장을 포함해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차녀 구미정씨, 구광모 회장의 여동생 구연경씨 등 총수 일가 14명, 이들의 주식거래를 주도한 혐의를 받은(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전·현직 재무관리팀장 2명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구 회장은 LG그룹 고 구본무 회장의 동생이자 현재 그룹 총수인 구광모 회장의 친부다.

재판부는 전·현직 재무관리팀장 김모씨와 하모씨에 대해 '특수관계인 간 거래'를 위장한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거나 부족하다고 봤다. 특수관계인 사이 주식거래가 이뤄질 때에는 20% 할증된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데 이를 일반적 장내거래로 꾸몄다는 게 공소사실의 핵심이었다.


재판부는 "(매매한) 해당 주가가 고가와 저가 사이 형성돼 이 사건의 주식 거래로 가격이 왜곡되지 않았다"며 "주식거래량을 살펴봐도 특수관계인에 의한 특정거래를 체결하려는 불가피한 사정을 전혀 찾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다른 쟁점이었던 '통정매매'(매수인과 매도인이 사전에 가격을 미리 정해놓고 특정시간에 그 주식을 매매하는 것) 역시 재무관리팀이 시간 간격을 두고 '분산 주문'했기에 해당사항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주장한 대로 통정매매로 공정거래가 침해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거래소시장에서 경쟁매매가 침해됐다고 해도 그런 사정만으로 주식매매가 특정인 간 거래로 전환된다고 볼 법적 근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두 사람의 공소사실을 토대로 한 총수 일가의 공소사실도 무죄로 결론지었다.

앞서 지난해 4월 국세청은 LG 총수 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LG와 LG상사 주식을 100여차례 매매하는 과정에서 100억대의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같은해 9월 전·현직 재무관리팀장 2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총수일가에 대해서는 관리·책임 의무 소홀 등의 혐의를 적용해 사주 일가 14명을 약식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별도의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 판단해 이를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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