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끔한 예방주사' 벤투호 숙제로 남은 집중력

축구대표팀. (사진=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감독은 5일 조지아와 평가전에서 스리백을 가동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을 겨냥한 테스트였다. 상대적으로 약체 팀이 내려설 것을 감안해 더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치려는 전술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4위 조지아를 상대로 모의고사를 치른 셈.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2대2 무승부. 측면에서 구멍이 생기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특히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에게 윙백 포지션은 낯설었다.

벤투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벤투 감독은 "스리백을 써 진 경기는 없다. 결과만 보면 1승2무로 나쁘지 않았다"면서 "초기에는 4-2-3-1, 4-1-3-2 전술도 쓰고, 스리백도 가동했다. 월드컵 준비 기간 다양한 변수가 있기에 전술적 옵션으로 스리백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의 말대로 모처럼 테스트에 초점을 맞춘 평가전이었다. 이강인(발렌시아CF)과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이동경(울산)이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등 6장 교체카드를 모두 활용했다.

문제는 선수들의 집중력이었다.

경기 내내 몸이 무거웠다. 무엇보다 패스 실수가 잦았다. 특히 수비 진영에서 패스 미스를 해 위기를 맞았고, 또 실점도 했다. 공격 진영에서의 날카로운 패스도 실종됐다. 황의조의 2골, 골대를 때린 이강인의 프리킥 외 위협적인 장면은 없었다.

벤투 감독도 "내용에서 만족스럽지 않다. 전반만 보면 지금까지 치른 17경기 중 가장 좋지 않은 45분이었다. 후반에 나아지긴 했지만, 실수가 또 나왔다"면서 "수비의 어려움은 볼 소유가 안정적이지 못하고, 패스 미스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수비로 전환하는 상황이 나오면서 어려움이 커지고, 실점까지 했다"고 분석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은 2차예선 H조(북한,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 레바논)에서 가장 강한 팀이다.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이 증명한다.

하지만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2차예선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핫스퍼)도 목소리를 높였다. 어려운 상황에서 늘 동료들을 다독거렸던 손흥민이지만, 이번에는 마음 먹고 쓴 소리를 했다.

손흥민은 "한국이 세계에서 실력이 떨어지는 팀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노력하지 않으면 좋은 팀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한다"면서 "스리백의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의 정신력이 가장 크다. 이런 경기를 해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은 대표팀으로서 창피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 후 선배들과 '월드컵 예선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경기력과 정신 상태, 마음가짐으로는 본선에 나가기 어렵다"면서 "개인 능력이 좋아도 경기에서 전부 쏟아내지 못하면 문제가 생긴다. 선수들 모두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 월드컵으로 가는 길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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