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스담쓰담>
◇ 김덕기 >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스담쓰담입니다. 체육부 박세운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덕기 > 이번 주는 어떤 주제로 이야기 나눠볼까요?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나섭니다. 다음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1차전을 앞두고 지난 밤 조지아와 평가전을 치렀습니다. 10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향해 첫 걸음을 떼는 벤투호에 대한 이야기 준비했습니다.
◇ 김덕기 > 평가전은 무승부로 끝났잖아요? 경기 내용도, 결과도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우리 대표팀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피파랭킹 94위 조지아와 2대2로 비겼습니다.
포메이션과 선수 구성이 다소 낯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전반에 무기력했습니다. 전반 40분 권창훈이 상대 압박에 볼을 빼앗긴 장면이 조지아의 선제골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후반에 교체 투입된 황의조. 요즘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펄펄 날지 않습니까? 후반 2분만에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40분 역전골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대표팀은 후반 45분 동점골을 내주고 뒷심 부족을 드러냈습니다.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결국 2대2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 김덕기 > 축구 보면서 답답해하는 팬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 어제 경기는 평가전이었잖아요? 실험적인 운영에 초점을 맞췄다고 봐야겠죠?
이강인을 비롯해 3명이 A매치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기대주 백승호도 선발 출전했구요. 벤투 감독 부임 이래 가장 많은 6장의 교체 카드를 썼습니다.
벤투 감독은 수비수 3명을 배치하는 스리백 전술을 실험했습니다. 공격수 황희찬이 오른쪽 윙백을 맡는 공격적인 선수 배치를 시도했는데 결과는 안 좋았습니다. 수비가 매우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기를 모의고사라고 표현합니다. 모의고사는 잘 안된 부분을 파악하고 보완하는 과정으로서 중요합니다.
벤투 감독이 아시안컵 실패 등 여러 일이 있었던 지난 1년동안 다소 틀에 박힌 축구를 하는 것 아니냐, 실험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염두에 뒀을까요?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 경기였습니다.
◇ 김덕기 > 다음주 화요일(10일)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첫 경기가 열립니다. 첫 상대 투르크메니스탄은 한수 아래의 전력으로 여겨지잖아요?
월드컵으로 가는 여정은 투르크메니스탄 원정으로 시작합니다. 피파랭킹 132위의 약체팀입니다.
다만 한국 축구는 극단적으로 라인을 내리고 밀집수비를 펼치는 아시아 약체팀을 상대로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몰디브 참사, 오만 쇼크 등 축구 팬이라면 기억을 하실 겁니다.
벤투 감독도 이를 감안해 투르크메니스탄의 가상 상대 조지아전에서 다양한 전술 실험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가지 선수 조합을 봤구요. 20세 이하 월드컵 골든볼의 주인공 이강인도 눈으로 직접 확인했습니다. 황희찬을 윙백에 두는 비대칭 스리백을 시도한 것도 밀집수비를 뚫기 위한 방법을 찾는 과정으로 봅니다.
◇ 김덕기 > 어떤 부분을 주목해서 봐야 할까요?
상대의 밀집수비를 이겨낼 해법에 관심이 쏠립니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처음으로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대표팀에 뽑았습니다. 요즘 중국에서 엄청나죠?
김신욱의 제공권 장악 능력은 아시아 팀들을 상대로 굉장히 위협적입니다. 다만 김신욱이 들어가면 이른바 뻥 축구로 일관해 공격이 단조로워질 수 있다는 변수가 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조율하고 활용할지 궁금하구요.
아무래도 유럽 축구가 시즌 중이다 보니까 황의조, 황희찬 등 유럽파 선수들의 컨디션이 굉장히 좋습니다. 대표팀에게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제가 손흥민 얘기를 별로 안하고 있는데, 그냥 믿고 보는 카드라 그렇습니다.
또 스리백을 실험하기는 했지만 투르크메니스탄전은 실전이고 가장 중요한 첫 판이기 대문에 벤투 감독은 익숙한 포백 전술을 들고 나오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 김덕기 > 최근 2022년 카타르월드컵의 공식 엠블럼이 공개됐습니다. 중동에서 열리는 첫 번째 월드컵이잖아요? 독특한 점도 많지요?
네. 공식 엠블럼은 숫자 8과 월드컵 트로피의 모양을 떠올리게 합니다. 중동에서 날씨가 추울 때 사용하는 모직 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날씨가 추울 때'입니다. 카타르월드컵은 사상 최초의 겨울 월드컵입니다. 2022년 11월21일에 개막해 그해 12월18일에 끝납니다.
월드컵은 보통 6월이나 7월에 열리잖아요? 그런데 카타르는 여름에 최고 기온 5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로 유명합니다.
석유값 부담이 적은 카타르는 실외경기장에 에어컨을 풀가동해 온도를 조절하겠다고 공언해 관심을 끌었지만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릅니다. 11월 날씨는 최저 기온 16도 최고 30도 정도라 축구를 하기에 적당합니다.
◇ 김덕기 > 화제를 조금 돌려보죠. 2년 전 일본 프로축구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일본 관중이 욱일기를 들고 응원했다가 아시아축구연맹으로부터 구단이 징계를 받은 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전범기를 도쿄올림픽에서 볼 수 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죠?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구단은 일본 J리그 가와사키 팀입니다. 1만5천달러 벌금을 냈는데요. 아시아연맹은 상대팀에 모욕감을 주거나 정치적으로 인식되는 슬로건을 내보이면 안된다는 규정에 근거해 징계를 내렸습니다. 바로 이게 상식이죠.
그런데 어쩌면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를 보게 되는 황당한 일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대한체육회가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실무자 회의에서 대회 조직위원회에 욱일기 사용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런데 조직위원회는 일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IOC도 입장이 비슷합니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면 그때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욱일기를 들고 응원만 하면 괜찮다는 것인데요. IOC는 욱일기가 2차 세계대전의 전범기인 것을 모르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데 알면서도 이러는 것이라면 더 심각하죠. 올림픽 메인 스폰서 중 3개사가 일본 기업입니다. 우리는 삼성 하나구요. 그래서 돈에 민감한 IOC가 못본 척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후쿠시마산 식자재 사용부터 IOC가 꼼꼼히 따져야할 부분이 많아 보이는데 부디 IOC가 정신 차기리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