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두 번째 순방국인 미얀마에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고, 나흘로 설정한 재송부 기한이 이날 종료된다.
또 여야 난타전 속에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도 이날 어렵게 열린다.
조 후보자 임명 적절성을 두고 야당의 파상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는 데다, 검찰의 조 후보자 가족 관련 추가 압수수색까지 더해지면서 문 대통령의 귀국 발걸음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부터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를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을 수행한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순방 현지에서 조 후보자는 물론 국내 문제 관련 언급을 최대한 삼갔다.
문재인 정부의 신(新)남방정책 주요 대상 국가들인 만큼, 이들 나라와의 관계 발전과 투자 성과, 외교 다변화에만 방점을 찍었다.
조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검찰의 압수수색이 전방위적으로 벌어지고 국회 청문회 개최를 둘러싸고 여야 정치권간 힘겨루기가 첨예한 상황에서,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내부 판단이 깔렸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조 후보자가 지난 2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본인과 가족들에게 제기됐던 각종 의혹에 대해 대부분 해명했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도 순방 기간 조 후보자 관련 국내 상황을 국정상황실과 정무수석실 등을 통해 충분하게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회가 한창 진행 중인 시점에 귀국하는 데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결정적 한방'을 벼르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조 후보자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수여 적절성을 두고 야당의 파상공세가 시작됐고, 검찰의 압수수색과 청와대의 반박, 검찰의 수사개입 우려 표명, 청와대의 재반박 등이 이어지면서 '국가 시스템 붕괴'라는 자조섞인 한탄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언론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받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은 위조된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 검찰은 5일 "청와대의 수사 개입으로 비칠 우려가 있어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언론이 동양대 표창장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내부 기류가 변하고 있는지 문의를 했고,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청문회 준비팀이 전해온 내용을 토대로 기류가 흔들릴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설명했을 뿐"이라며 "청와대는 지금까지 수사에 개입한 적도 없고 검찰의 수사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재차 반박하는 등 국내 상황은 어수선하다. 청와대와 검찰간 정면충돌 양상까지 빚어진 셈이다.
여기에 동양대 최성해 총장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외압성' 전화를 했다는 사실이 불거진 점도 청와대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에 더해 행정부를 총괄하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검찰이 자기들이 정치를 하겠다고 덤비는 것은 검찰의 영역을 넘어선 것"이라고 비판에 나서고, 박상기 법부장관 역시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에 대해선 (검찰이 압수수색) 보고를 하고 장관은 수사를 지휘하는 게 논리에 맞다"고 검찰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귀국 직후 국회 청문회에서 조 후보자가 야당 의원들의 파상 공세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해명하는 지를 신중하게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지난 3일 미얀마에서 국회에 재송부 기일요청을 한 만큼, 조 후보자 임명에는 큰 기류 변화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재송부 기일이 만료되는 6일 다음날인 7일 곧바로 임명을 재가하기 보다는 주말을 거쳐 청문회 관련 여론 추이를 살핀 뒤 오는 9일 임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럴 경우 조 후보자는 법무장관 자격으로 10일 열리는 국무회의에 첫 등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