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창이 됐는데…여권은 왜 '조국 사수'에 목맬까

'진영 대결'로 변질된 조국 검증 문제
"민주당이 조국 포기하면 文정부가 흔들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윤창원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숱한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끝까지 조 후보자를 지키는 데 총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검찰 수사가 빠르게 조 후보자 가족을 옥죄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임명 강행에 목소리가 여전히 강하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로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판단하며 일부 의혹 제기를 하는 보도를 왜곡 보도.오보라고 규정하고 조 후보자를 감싸고 있다.

조 후보자는 기자긴담회 다음날 현재 딸의 동양대 총장상 수상과 관련한 의혹, 딸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활동과 관련한 의혹 등에 휩싸여 있다.

조 후보자의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수시모집에 응시할 때 자기소개서에 동양대 총장상 표창 사실을 기재했는데, 동양대 측에서는 딸에 총장상을 표창한 자료가 없다고 밝힌 상태다.


또 KIST 인턴 경력도 조 후보자의 아내가 KIST 소속 A 박사에 연락해 딸이 인턴을 하게 됐고, 인턴 증명서도 KIST가 발급하는 공식 증명서가 아닌 A 박사가 개인적으로 발급했다는 의혹이 있다.

조 후보자는 동양대 총장상 표창과 관련해 "표창장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고, KIST 인턴 증명서 허위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형사절차를 통해 밝혀지지 않겠는가"라고만 말한 상태다.

이밖에 구체적인 해명은 없었다.

의혹이 커지는데도 민주당이 조 후보자를 계속해서 두둔하는 이유는 일단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이 조 후보자와 직접적으로 뚜렷하게 연관된 것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동양대 총장 표창 관련 의혹과 KIST 허위 인턴 증명서 의혹 외에 사모펀드를 둘러싼 논란이나 딸 장학금 관련 논란 등이 조 후보자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언론에서 계속 오보를 냈다는 것만 드러났지 실제로 조 후보자와 여러 의혹이 직접적으로 연관됐다는 게 밝혀진 부분이 있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이 '조국 지키기'에 적극 나서는 또다른 배경에는 조 후보자 검증 문제가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진 진영 싸움 문제로 변해버린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를 두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정면대결을 벌이면서 조 후보자의 임명 여부가 후보자 검증 문제가 아닌 진영 간 승패 문제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지금처럼 상황이 커져버리면, 우리당이나 한국당 모두 질 수 없는 싸움을 하게 되는 셈"이라며 "조 후보자를 포기하면, 문재인 정부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조 후보자 친문 계파의 대권후보로 낙점돼 있기 때문에 민주당에서 끝까지 사수하는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렇게까지 당에서 조 후보자를 비호하는 것을 보면 조 후보자를 친문의 대권주자로 보고 지키려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른 재선 의원도 "지금은 모르지만 후보자 지명 전까지는 그런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봐야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적지 않은 의원들은 공개 발언을 삼가고 있지만 "왜 조국 후보자를 이렇게 지키려 하는 지 이해할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초선 의원은 "검찰 개혁은 이미 끝났다"면서 "검찰 수사도 만만치 않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왜 이렇게 조 후보자를 지키면서 스스로를 벼랑끝으로 모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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