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안팎 '조국 청문회' 합의한 나경원 비판론

"전략 부재… 2~3일 이틀 청문회에서 오히려 후퇴"
홍준표 "羅, 민주당 2중대.. 야당 망치지 말고 사퇴하라"
오신환 "증인 출석하는 청문회 돼야…국정조사와 특검해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4일 전격적으로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한 6일 청문회 실시를 합의했지만, 당 안팎의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

보수 야권에선 당초 이틀 간 실시키로 한 청문회가 하루로 기간이 줄었고, 증인 출석도 강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전략 없는 굴욕적 합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인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SNS(페이스북)에 쓴 글을 통해 "백기투항식 청문회에 합의했다고 한다"며 "또 다시 맹탕에 맹탕을 더한 허망한 청문회를 통해 임명강행에 면죄부만 주는 제1야당이 어디에 있느냐"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미 물 건너 간 청문회를 해서 그들의 '쇼'에 왜 판을 깔아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틀이 보장된 청문회를 하루로, 단 한 명의 증인도 없는 청문회에 어떻게 합의를 할 수 있는지 도대체 원내지도부의 전략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명 강행을 하면 국정조사'를 관철하면 된다"며 "부인, 딸, 동생, 전처, 관련 교수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 위증을 하면 벌을 줄 수 있고, 출석하지 않으면 벌을 줄 수 있는 국정조사로 진실을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당 소속 법사위원들의 사무실로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는 후문이다.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과 나 원내대표 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후 늦게 법사위가 소집됐지만, 김진태, 주광덕 의원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가 협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여당의 2중대를 자처하는 괴이한 합의"라며 "무슨 약점이 많아서 그런 합의를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가 부친의 사학인 홍신학원 관련, 조 후보자의 웅동학원과 비슷한 맥락의 비위 혐의가 있어서 떳떳하지 못하고, 야권에 불리한 합의를 해줬다는 주장이다.

홍 전 대표는 "조국 임명의 정당성을 확보해 주려는 사꾸라 합의와 같다"며 "더 이상 야당을 망치지 말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에서도 섣부른 일정 합의에 대한 비판론지 제기됐다. 오전 '청문협상 중단'을 선언했던 오신환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한국당이 대통령이 통보한 터무니 없는 일정에 맞춰 '증인없는 청문회'를 여는 데 합의했다"며 "국회의 권위와 존엄을 실추시키는 정도가 아니라 땅 속에 처박는 결정"이라며 격당된 반응을 보였다.

오 원내대표는 "이럴 것 같았으면 한국당은 지난 25일간 청문회 일정과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왜 그토록 실강이를 벌인 것이냐"고 따졌다.

다른 재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증인을 부를 수 없는 청문회라면 기자 간담회와 다를 것이 뭐가 있느냐"며 "나 원내대표의 전략부재에서 비롯된 잘못된 합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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