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시민들의 행복지수를 부탄왕국의 수준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 질 수 있을까를 되뇌였다.
안 시장의 결론을 한 단어로 축약하면 '부담'이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등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은 무척 고달프고 힘이 든다. 돈으로만 행복을 측정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삶을 살아가는 과정 중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 수 있다면 행복지수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란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이를 위해 안 시장은 공무원의 근무방식부터 변화시키기로 했다. 공직자의 행복지수가 올라야 그 여파가 시민에게 전달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 시장은 부탄왕국 연수에서 돌오자 마자 '8·8·8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하루 8시간은 집중 근무하고, 8시간은 자기개발 및 지역사회 일원 활동, 나머지 8시간은 휴식을 취하는 정책이다.
일과 삶의 균형(워라벨)을 유지해 공직사회에 워라벨 문화를 정착시켜 공무원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안 시장은 당장 내년부터 구리시 공무원의 초과근무를 점차 축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결원으로 발생하는 업무 공백은 인력을 추가 배치해 대응하게 된다.
8·8·8 정책은 궁극적으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효율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도려내 공직사회에 혁신을 불어 넣겠다는 안 시장의 철학이 담겼다.
이밖에도 안 시장은 '구리·시민행복 특별시' 구현을 위해 전담부서에 행복정책 수립을 지시했고, 조속한 시일 내 조례를 제정할 예정이다.
시민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 작지만 강한 행복도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후속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안 시장은 행복지수가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사회·경제적 발전 ▲생태계 보존 ▲문화 보존 및 증진 ▲굿 거버너스 등 실질적인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오는 12월 월례조회를 통해 이번 연수를 진두지휘한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박진도 위원장을 초빙해 부탄의 국정철학과 구리시 접목 방안에 대한 특강을 진행한다.
앞서 박 위원장은 귀국 후 가진 대담에서 "대한민국은 빠른 경제 발전으로 국민들의 물질적 소비 수준은 선진국과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행복도는 매우 낮은 편이어서 성장과 행복의 괴리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탄의 행복정책의 근간인 무상교육, 무상의료가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여건이 뒷받침 안돼 있지만 건강한 몸과 충분한 지식을 갖출 수 있다면 누구나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시장은 "연수 기간 중 체험한 부탄의 행복 정책은 '아직 행복하지 않은 사람'을 행복하게 선도하는 것"이라며 "부탄의 국민행복지수를 정면고사 삼아 앞으로 구리시 공직자부터 행복도시를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 시장은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 일원으로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부탄에서 국민총행복 정책을 체험했다.
부탄 행복연구소, 부탄 총행복위원회, 무상 교육학교, 무상 의료병원 등을 방문했고, 부탄 국무총리, 장관 등과 만나 의견을 나눴다.
히말야야 산맥에 자리한 작은 나라인 부탄은 인구 73만명, 1인당 국민소득(GDP) 3,110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2010년 영국 유럽신경제단 조사에서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답할 만큼 국민 총행복지표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
안 시장은 부탄 정부가 국내총생산(GDP)보다 국민총행복(GNH)를 더 중시하고 있고, 2년마다 국민총행복 조사를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