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수천억원대 해외 부동산 펀드 '운용 사고’

대출 차주 '호주 LBA캐피털'이 약정 내용과 다르게 자금 집행
KB증권, 위반 사실 확인 즉시 현금 및 기타 자산 동결
금융당국 “투자대상 확인 미흡한 금융사고로 보여”

KB증권과 JB자산운용은 호주 부동산 펀드의 대출 차주가 계약 위반한 사례를 확인하고 투자금 회수 절차에 들어갔다. 긴급 자금 회수에 나섰지만 100% 자금 회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증권과 JB자산운용은 'JB호주 NDIS펀드' 대출 차주인 호주 LBA캐피털이 대출 약정 내용과 다르게 자금을 집행하고 사업을 운영해 온 점을 확인했다.

이 펀드는 호주 현지 사업자가 호주 정부의 장애인주택임대사업과 관련해 진행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J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펀드다.

KB증권을 통해 올해 3~6월 중 판매됐다. 이 펀드에는 기관투자가가 2360억원, 법인 및 개인 투자자가 904억원을 투자했다. JB자산운용은 KB증권을 통해 모인 자금을 LBA캐피털 측에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했다.

LBA캐피털은 대출 받은 자금으로 아파트를 매입해 리모델링해서 장애인에게 임대해 주고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임대 수익을 올리는 구조였다.


문제는 JB자산운용이 LBA캐피털 측에 자금을 대출해 주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LBA캐피털 측이 허위 문서를 꾸민 것이다. LBA캐피털은 당초 매입하려던 아파트를 사지 않고 다른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KB증권이 최근 현지에서 추가 실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확인 결과 LBA캐피털은 호주 부동산 시장 과열로 지정된 아파트 가격이 오르자, 매입 대상 아파트가 아닌 약속과 다른 토지에 투자했다.

KB증권은 최근 대출 약정과 다르게 자금이 집행된 것을 발견하고 즉시 현금 및 기타 자산을 동결했다.

KB증권과 JB자산운용은 금융당국에 이같은 피해 사실을 알리고 투자금 회수 절차를 밟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투자액 가운데 2015억원은 현금으로 회수해 국내 이체까지 완료했고, 882억원 상당의 현금과 부동산은 호주 빅토리아주 명령으로 자산이 동결된 상태”라면서 "투자액의 89%를 회수할 것으로 보고 있고, 나머지 11%도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법적으로라도 최대한 회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투자 대상에 대한 확인이 미흡해 발행한 금융사고로 보인다”며 “KB증권 측에 추가로 자료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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