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9월 3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윤가은 (영화 '우리집' 감독)
◇ 정관용> 지난 2016년에 개봉해서 많은 상을 받았던 영화 우리들. 어린아이들, 초등학생들의 시기, 질투 이런 이야기들을 다룬 영화였는데요. 혹시 기억하십니까? 이 영화를 연출했던 윤가은 감독 이번에 우리집이라고 하는 영화로 돌아왔네요. 우리들, 우리집. 우리 연작 시리즈인지 모르겠는데 이번 우리집도 가족을 지키고 싶은 세 어린아이의 여정을 담은 그런 영화랍니다. 직접 한번 들어보려고 윤가은 감독을 초대했어요. 어서 오십니오.
◆ 윤가은> 안녕하세요, 윤가은입니다.
◇ 정관용> 어린아이들 영화한 만들려고 작심을 한 겁니까? 이게 우리들이 첫 영화 우리집이 두 번째 영화.
◆ 윤가은> 전에 단편영화들을 몇 개 만들었는데 그것도 아이들이 나오기는 합니다.
◇ 정관용> 아예 작심을 한 거예요? 나는 어린이 영화 전문가가 되겠다.
◆ 윤가은> 작심까지는 아닌데 제 관심사가 자연스럽게 자꾸 그쪽으로 흐르는 게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왜 그럴까요?
◆ 윤가은> 글쎄. . .
◇ 정관용> 우리들에서는 주인공들이 초등학교 4학년들. 이번 우리집은 초등학교 5학년 주인공이 진짜 주인공이고.
◆ 윤가은> 맞습니다.
◇ 정관용> 그보다 어린 두 여자아이들이 또 등장을 하고 그렇죠?
◆ 윤가은> 3학년, 7살 극중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의 소녀들이 등장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자꾸 그쪽으로 흐르는 이유가 뭘까요?
◆ 윤가은> 아마 저는 어렸을 때부터 성장서사를 굉장히 좋아했었고 커서도 약간 변하지 않는 어렸을 때의 마음들 , 간직하고 있는 마음들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게 영화를 만들 때 이런 마음을 꺼내놓고 싶다라고 생각할 때 자꾸 그런 것들이 떠올라서.
◇ 정관용> 초등학교 4학년, 5학년 때의 마음가짐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고요?
◆ 윤가은> 그때뿐만이 아니라 유년시절의 어떤 것들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게 있어요.
◇ 정관용> 그래요? 실례지만 지금 연세가. . .
◆ 윤가은> 지금 저는 82년생이고요. 서른여덟입니다.
◇ 정관용> 또 역시 결혼하셨어요? 아니면 아이. . .
◆ 윤가은> 아닙니다, 아직 비혼이고요.
◇ 정관용> 아이 뜻 없고. 그럼 순전히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어떤 것도 아니네요. 본인의 어릴 적 기억이 여전히 머릿속에 있다?
◆ 윤가은> 저는 그런 게 좀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제가 왜 이렇게 집요하게 물어보냐 하면 우리집 최근에 개봉한 영화를 제가 봤는데 아이들의 심정을 너무 잘 읽는 것 같더라고요. 어떻게 초등학교 5학년 또 3학년 그 아이들의 심경을 그렇게 잘 읽을 수 있을까.
◆ 윤가은> 그렇게 봐주셨다면 너무 감사드리고요. 사실 이 영화 자체는 제가 아주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었던 어떤 한 시절의 저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만든 영화기도 하고요.
◇ 정관용> 본인의?
◆ 윤가은> 자전적인 경험이 녹아 있는 영화이기도 하고.
◇ 정관용> 본인 초등학생 때?
◆ 윤가은> 그쵸. 그래서 그때 잊혀지지 않는 어떤 순간들. 그때 아주 강렬하게 집에 느꼈던 마음들 이런 게 남아 있는 게 있어서.
◇ 정관용> 엄마, 아빠가 사이가 안 좋았어요?
◆ 윤가은> 그랬죠. 사실 모든 집에서.
◇ 정관용> 부부싸움들이 많이 있죠.
◆ 윤가은> 그렇죠. 저희 집도 그런 한 시절을 지나왔고 그게 마음에 좀 맺혀 있기도 하고 남아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언젠가 좀 꺼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이번에 좀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정관용> 이왕 내친 김에 어린이들 얘기로 좀 더 가면 우리 윤가은 감독만의 아역배우 발굴법. 아역배우들과 영화를 찍을 때 촬영수칙 이런 게 있다면서요?
◆ 윤가은> 사실 특별한 건 아니고요. 보통은 다른 상업영화들에서는 어린이 배우들을 뽑을 때 정해진 대본을 주고 가장 연기를 잘하는 연습을 잘해와서 잘하는 친구들을 뽑는데.
◇ 정관용> 오디션을 보죠, 보통.
◆ 윤가은> 저도 오디션을 보기는 하는데 그런 방식이 아니라 대화를 진짜 수다라고 할까요?
◇ 정관용> 아이하고?
◆ 윤가은> 1:1 대화를 하고 그래서 말이 잘 통하고 이 친구도 저도 서로 마음에 들고 재미있다 이런 친구들을 모아서 네다섯 명 정도 묶어서 그룹오디션을 봐요. 그거는 이제 연극놀이의 개념으로 즉흥극을 계속 하는. 그러니까 정해진 걸 하는 게 아니라 즉흥적인 상황에서 아이들이 연극놀이를 하는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을 뽑는 그런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실제 촬영을 할 때도 딱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안 가는 거예요?
◆ 윤가은> 저희 배우들은 사실은 시나리오를 저희가 안 주는 걸로 방침을 세우고.
◇ 정관용> 아이들한테는?
◆ 윤가은> 대신 이제 리허설 기간과 마치 연극 연습처럼 한 두세 달을 모여서 같이 연습을 해요. 그래서 제가 장면장면을 설명해 주고 저희 친구들이 즉흥적으로 그 상황을 같이 만들어서 만든 것을 그대로 촬영해서 찍게 되는 그런 과정입니다.
◇ 정관용> 그럼 초등학교 5학년, 3학년 7살 그 어린아이들이 자기들이 그냥 어찌 보면 대본도 직접 만드는 거군요?
◆ 윤가은> 그렇죠.
◇ 정관용> 그래요?
◆ 윤가은> 제가 처음에 상황만 신 안에 있는 상황을 던져주면 저희 친구들이 이렇게 저렇게 즉흑적으로 하다가 좀 새로운 대사가 나오기도 하고 새로운 행동이 발견되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만들고 되게 재미있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제가 느낀 게 잘 느낀 거네요.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자연스럽더라고요,그래서. 그건 진짜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거군요.
◆ 윤가은> 그렇죠. 대사 같은 건 특히 저희 친구들이 자주 쓰는 말이나 편한 말로 많이 바꿔서 하기 때문에 .
◇ 정관용> 그러나 상황은 분명히 이제 알려줘야 되고. 혹시 수정도 여러 차례 벌어지나요?
◆ 윤가은> 그러니까 제가 원래 썼던 신에서 최종적으로 촬영에 가기 전까지 정말 많이 다듬어지고 좀 많이 빠지고.
◇ 정관용> 자꾸 변하는 거예요? 아이들이랑 똑같은 장면을 그러면 자꾸 여러 번 다른 버전으로 해 보겠네요?
◆ 윤가은> 그러다가 이제 가장 자연스러운 어떤 신을 찾아서 이건 저희가 약속을 하죠. 이런 장면은 우리가 이렇게 표현해 보자. 이제 두 달 뒤쯤에는 약속을 하게 되고 이제 그렇게 그대로 촬영에 들어가는.
◇ 정관용> 아이들도 그런 작업을 좋아하죠, 오히려 더?
◆ 윤가은> 처음에는 사실 시나리오가 없어서 불안해하는데 하다 보면 사실은 아이들이 즉흥극이 너무 재미 있다고. 밤 10시. 한 6시부터 10시 이렇게 연습을 하는데 집에 안 갈려고. 저희가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 돼 억지로 수업하듯이, 수업을 닫듯이 이렇게 하기도 하고 이랬었어요.
◇ 정관용> 그래서 봉준호 감독이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만든 이란의 아빠 키아로스타미 감독. 또 일본의 어느 가족.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만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이 두 감독하고 우리 윤가은 감독을 같은 레벨에 올렸더라고요.
◆ 윤가은> 너무 부끄러운데 그냥 칭찬의 말을 찾으시다가 그렇게 말씀해 주신 것 같아서 너무 부끄럽습니다.
◇ 정관용> 저도 그렇게 느꼈거든요. 정말로.
◆ 윤가은> 감사합니다. 너무 부끄럽네요.
◇ 정관용> 우리나라 그동안 영화들 중에 정말 어린이들만 주인공인 그런 영화 저는 솔직히 기억이 잘 안 나거든요. 어린이와 성인이 한 명씩 내지 두 명씩주인공인 영화는 여럿 있어요. 그런데 어린이들만 주인공인 영화는 저는 기억이 안 나요.
◆ 윤가은> 많지 않고 사실은 정말 어렸을 때 제가 봤던 영화들은 몇 개 있는데 너무 옛날의 진짜.
◇ 정관용> 그런데 그런 것도 아동극이라 할 만한 그런 영화이지.
◆ 윤가은> 그렇죠.
◇ 정관용> 성인들도 함께 볼 만한 그런 영화는 또 아닌 것 같거든요, 그렇죠?
◆ 윤가은>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 생각에도.
◇ 정관용> 특히 이번에 우리집이라고 하는 영화는 성인들의 문제를 부부가 싸움을 하고 또 한 가족은 아이를 거의 내팽겨치고. 부모들이 나타나지도 않잖아요. 전화통화도 안 되고. 그런 성인들과 가족의 문제를 아이들의 눈으로 그려낸 그런 작품 아니겠습니까?
◆ 윤가은> 그렇죠. 그러니까 사실은 아이들이 구성원, 가족의 구성원인데 부모님들이 그 사실을 자주 잊으시는 것 같아요. 부모님들이 끌어주시면 아이들이 따라가야 되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느끼실 때가 많은 것 같은데 사실 아이들도 가족 구성원으로서 자기가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 안에서 어떤 문제들을 직면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 그런 마음들을 좀 들여다볼 필요가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좀 많이 했습니다.
◇ 정관용> 우리 청취자분들한테 너무 많은 정보까지는 필요없지만 그래도 가장 기본이 되는 거 조금 소개해 주세요. 어떤 스토리인지.
◆ 윤가은> 영화소개요? 저희 우리집이라는 영화는 부모님이 너무 자주 싸워서 집 안의 불화 때문에 걱정인 초등학교 5학년 하나라는 친구의 여름방학을 쫓아가는 이야기고요. 그 하나라는 친구가 동네에 3학년, 7살 되는 유미, 유진이 자매를 만나게 돼요. 그 유미, 유진이는 또 이사를 너무 자주 다니고 부모님이 일 때문에 바빠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의 아이들이 있고.
◇ 정관용> 부모님은 지방에 있는 걸로 그려지죠.
◆ 윤가은> 지금 도배일을 하셔서 잠깐 방학 동안 돈을 급하게 벌러 내려가셔서 삼촌이랑 방학을 보내야 하는 그런 가정환경의 아이들. 그러니까 각자 사실은 다른 가정의 문제를 가진 아이들이 만나서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면서 우리 가족 문제를 같이 해결해 보자 이렇게 합심을 해서 여름방학을 씩씩하게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 정관용> 그래서 해결이 되나요?
◆ 윤가은> 그건.
◇ 정관용> 말하면 안 되죠?
◆ 윤가은> 극장 가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가족문제를 다루기에는 그냥 한 가족만 다뤄도 될 텐데. 의도적으로 이렇게 두 가족을 또 우연히 엮어지게끔 그렇게 구상을 한 겁니까?
◆ 윤가은> 사실 한 명 하나한테 주인공한테 집중해서 표현할 수도 있는데 사실 가족의 문제라는 게 한 특히 어린 친구들한테 굉장히 아프고 무거운 문제라는 생각이 좀 많이 들어서 이 문제를 헤쳐나가는 주인공에게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이 문제를 같이 나누고 같이 해결해 볼 만한 좀 듬직한 지원군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좀 많이 했어요. 이야기를 풀다가. 그래서 또 다른 문제를 가진 친구들을 등장시켜서 같이 좀 연대하는 아이들이 연대해서 가족의 문제를 대면하는 이야기를 하면 좋을 것 같아서 두 가족의 이야기를 하게 된 것 같아요.
◇ 정관용> 또 극 중에 영화 중에 주인공 초등학교 5학년 하나가 요리를 하고 밥을 하고 그래서 이렇게 가족들한테 자꾸 밥 먹자고 하고 그리고 어린 동생들이 되는 이웃집의 아이들한테도 뭔가 만들어줘서 자꾸 먹이고 그런 건 뭐예요? 어떤 상징입니까?
◆ 윤가은> 사실은 어떤 의미부여를 하려고 했다 그랬다기보다는 하나라는, 그러니까 어린이도 사실은 어떤 취미, 각각의 취향들이 다 있는 존재들이고 사실 하나의 능력은 그런 음식을 좋아하고 요리를 하고 싶어하는 아주 개인적인 취향이 있는 친구인데 또 마침 집이 이렇게 불화가 있고 부모님 갈등이 있다 보니까 그런 집들의 경우에는 가족들이 같이 밥 먹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더라고요. 얼굴을 보고. 그래서 이제 사실은 밥을 자기가 요리를 해서 밥을 차려놓으면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으니까 그 한자리에 모이는 가족들을 보고 싶어서 자꾸 그래서 이제 본인의 취향을 살려서 본인이 할 수 있는 노력을 해 나가는 아이라고 생각하다보니까 이제 요리, 요리를 좋아하는 하나 이렇게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원래 식구라고 같이 밥을 먹어야 가족이죠. 그런 게 바탕에 깔려 있는 거 아니에요?
◆ 윤가은> 이건 진짜 의미를 부여한 건 아닌데 쓰다보니까 그런 의미가 찾아지더라고요.
◇ 정관용> 그렇죠.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아이들이 예쁘고 아이들의 기발한 발상으로 가족을 어떻게든지 지켜보기 위해서 어찌보면 말이 안 되는 무리수들을 많이 두잖아요. 그런 장면들을 보면 또 너무 슬프잖아요. 애틋하고. 아이고, 저 어린 것이 저런 것 까지 해야 되나 이런 마음까지 든다 말이에요. 그러면서 동시에 그 영화에 등장하거나 내지는 등장하지도 않는 성인들. 아이들의 엄마, 아빠들 말이에요.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저런 것들이 다 있어? 의도적으로 그렇게 악으로 그린 거예요? 성인은 악이다?
◆ 윤가은> 전혀요. 사실 전혀 아니고. 모르겠어요.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 어른들도 사실은 제각각의 사정이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이제 아이들 입장에서 볼 때는 그 사정이 세세히 안 보일 수 있고 각각의 사정을 해쳐나가느라 어른들도 아이들에게 어떤 필요한 관심과 애정을 주지 못하는 때가 많고 사실 어른들이 보지 않는 사이에 아이들이 어떻게 커나가고 있는지 그 모습을 조명하려고 하다보니까 본의 아니게 이 영화에서 어른들이 맡은 역할이 좀 나쁘게 보이기도 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은 각각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나쁜 어른들은 아니라고 사실은 굉장히 평범한 어른들이라고 생각하면서. . .
◇ 정관용> 저는 아주 나빠요.
◆ 윤가은> 아이들이 보면서 좋아하더라고요.
◇ 정관용> 아이들이 보면서 뭐라고 좋아해요?
◆ 윤가은> 초등학생 친구들이 슬퍼서 우는 친구들도 있었고 이번 영화는 정말 아이들이 많이 보러 오는데, 부모님들이랑 같이.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우리 집 얘기 같다 이렇게 얘기해 주는 친구도 있고. 그리고 일종의 어른들에게 대항에서 이런 저런 일을 할 때 되게 통쾌하게 같이 웃는다거나 친구들도 있고 다양한 반응을 볼 수 있어서 되게 재미 있습니다.
◇ 정관용> 아이들을 데리고 부모들이 같이 이 영화를 보러 왔어요. 그런데 그 영화를 본 아이가 이거 우리 집 얘기 같아라고 말을 해요. 그러면 그 부모들은 뭐라고 그래요?
◆ 윤가은> 보통 이제 저는 이제 초등학교 친구들끼리 온 관객들만 만나봤는데 제가 듣기로는 부모님들은. 정말 제가 의도한 건 아닌데 부모님들은 너무 미안해하시고 아이들은 미주알고주알 이 영화가 어땠고 하면서 부모님이 좀 더 미안하게끔 말도 하고 이런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이건 진짜 그런 초등학생들을 둔 부모님이 아이들과 함께 와서 보면 모두에게 좋은 영화일 것 같아요.
◆ 윤가은> 그래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이 생각보다 저는 너무 좋아해서 저도 좀 놀랬어요. 어떤 통쾌함이 또 있는 모양이에요.
◇ 정관용> 감독으로서 이 영화의 가장 애착이 가는 신이랄까. 이 장면 꼭 좀 한번 기억하면서 보세요,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
◆ 윤가은> 영화 속에 사실은 이건 제가 애착을 갖는 이유는 제가 특별하게 주문한 게 아니라 저희 배우들이 오롯이 만든 장면이 있어요.
◇ 정관용> 어떤 겁니까?
◆ 윤가은> 아이들 셋이 같이 밥을 먹는 장면이 있는데요. 오므라이스를 먹는 장면인데.
◇ 정관용> 기억나요, 저는.
◆ 윤가은> 그걸 우리는 음식만 해 주고 우리 같이 먹자, 먹기 전에 케찹을 예쁘게 뿌려서 먹자고 주문했고 그 장면을 저희 친구들이 정말로 즉흥극으로 만든 장면이라서 보고 있는 동안 그냥 웃음이 떠나지 않는. . .
◇ 정관용> 정말 리얼하게.
◆ 윤가은> 실제로 너무 맛있게 먹었어요.
◇ 정관용> 노란 계란이 덮여 있는데 케첩을 뿌려서 계란을 어떻게 잘라서 먹는지를 서로 가르쳐주면서 정말 맛있다 하면서 즐기는.
◆ 윤가은> 정말 즐기는.
◇ 정관용> 그 장면이죠.
◆ 윤가은> 저는 하나도 디렉팅을 한 게 없고요. 정말 저희 친구들이 그냥 그 상황에 몰입해서 만들어낸 장면이라 너무 제가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 정관용> 다시 돌아가서 어린이 주인공 영화 두 편 연속이니까 이게 대중적으로도 흥행할 수 있다 이런 저는 가능성을 좀 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윤가은> 글쎄요, 사실은 제가 우리들이라는 영화를 만들었을 때 첫 번째 영화를 만들 었을 때는 이게 개봉할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개봉을 해서 관객분들이 조금 좋아해 주시는 것을 느껴서 .
◇ 정관용> 그리고 교과서에도 실렸다면서요.
◆ 윤가은> 맞아요. 저희 팀의 가장 큰 자랑인데 사실은 우리들이 초등학교 4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려서 지금 이제 이 무렵에 개학하자마자 학교에서 처음 4학년 2학기 친구들이 처음 보는 단원에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거기에 영화 우리들 이렇게 해서 다 나와요?
◆ 윤가은> 한 단원이 우리들로 구성된 단원이에요. 너무 뿌듯해요. 그래서 이제 그런 저런 일들이 있다 보니까 그러면 우리가 이렇게 좋아하는 영화를 또 만들어도 관객분들이 봐주실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우리집을 만들었고. 저희도 열심히 지켜보고 관객분들이 같이 해 주십사 응원 같이 하면서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 정관용> 저는 된다고 봅니다.
◆ 윤가은> 진짜요? 감사합니다. 정말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그럼 이제 또 이 중의 굴레가 될 수도 있어요. 윤가은 감독은 다음 영화도 어린이 영화만 만들어야 돼요.
◆ 윤가은> 그런데 저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만들고 싶기는 해요.
◇ 정관용> 어린이들의 감수성, 감성을 이해하는 방식 그리고 그 어린이들과 작업하는 방식 이런 걸 스스로도 좋아하시는 군요.
◆ 윤가은> 저도 이번에 좀 많이 느꼈는데 이거는 그냥 저의 취향이구나. 제가 좋아하는구나 이런 걸 많이 느꼈어요.
◇ 정관용> 그런데 또 우리들 그다음 우리집. 우리를 계속 강조하는 이유도 있나요?
◆ 윤가은> 이게 사실은 처음부터 연작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하다 보니까 이제 우리들의 친구들이 이만큼 자랐다는 것을 저만 알고 싶지 않아서 같이 관객분들하고도 나누고 싶어서 하다 보니까 일종의 어떤 세계가 만들어진 게 있어서 이제 저희 이번에 우리집에 출연한 친구들도 그런 다음에는 무슨 우리예요? 우리도 출연하나요 이런 질문을 이제야 하기 시작한. 그래서 저도 좀 고민하고 있어요.
◇ 정관용> 즉 2016년 개봉한 우리들의 주인공들이 이번 우리집에도 등장한다면서요? 물론 주연은 아니지만.
◆ 윤가은> 특별출연으로 같은 배역으로 등장합니다.
◇ 정관용> 이번에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면 다음 번에 우리들 주인공, 우리집 주인공이 다 나오는 또 우리 뭐가 생길 수도 있겠네요.
◆ 윤가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한번 만들어봐야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우리 청취자분들께 이 영화 이런 마음으로 보러 오세요 마지막 한마디 하시죠.
◆ 윤가은> 사실 우리 모두 가족 안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고 가족에 대한 저마다의 크고 작은 고민들 걱정들이 있으실 것 같아요. 그런 마음들을 고스란히 갖고 오셔서 영화를 보시면서 공감하고 웃고 울고 하시는 동안 마음을 같이 이 영화 속 주인공들이랑 나누고 끝나고도 같이 보신 분들이랑 우리가 이랬지 나한테 이런 마음이 있었지 나한테 이런 맘이 있었지, 너는 어땠어 나눌 수 있는 그런 따뜻한 자리를 한번 저는 만들어보고 싶어서 영화를 만들어봤습니다.
◇ 정관용>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 가운데 그 초등학생 앞에서 단 한 번이라도 소리를 내 싸운 적이 있는 사람들은 꼭 봐야 되는 영화입니다.
◆ 윤가은> 네 꼭 보러 오시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 부모, 아이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 거예요.
◆ 윤가은> 이런 저런 속깊은 이야기를 하실 수 있는 자리가.
◇ 정관용> 아이들 보는 앞에서 큰소리로 싸운 적이 있는 분들, 이 방송 들으시는 분들 마음 한켠에서 항상 그게 의식이 될 거거든요. 그런 분들 이 영화 보시면 해법이 보일 겁니다.
◆ 윤가은> 꼭 극장에서 같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윤가은 감독과 함께 만났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가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