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전 혐의 입증?…'조국 수사' 속도내는 검찰

추가 '동시다발' 압수수색·'논문·펀드 의혹' 관계자 소환
"조국 임명 움직임에 혐의점 잡아놓으려는 것 아니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추가로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조 후보자 임명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주요 혐의점을 입증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조 후보자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관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단국대 장영표 교수를 소환 조사했다.

앞서 조 후보자의 딸 조 모 씨는 한영외고 재학 시절인 2007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을 한 결과로 2009년 3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장 교수의 아들 또한 2009년 조 후보자가 참여하던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녀 경력관리를 위한 이른바 '품앗이 인턴'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검찰은 논문의 책임 저자인 장 교수를 통해 조 씨가 논문 작업에 참여한 경위와 인턴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조 후보자 일가가 투자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를 대주주로 하는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의 이 모 상무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블루코어밸류업1호'는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와 자녀, 처남 정모씨와 그의 두 아들 등 6명이 2017년 7월 전체 출자금 14억원을 투자해 만든 사모펀드로 '가족펀드'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웰스씨앤티는 조 후보자 측 투자 펀드인 '블루코어밸류업 1호' 투자 이후 관급 공사 계약이 급증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같은 날 서울대 의과대학 행정실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KOICA), 조 후보자 부인인 정 씨가 근무하는 동양대학교 연구실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관련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20여 곳이 넘는 곳을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한 지 일주일 만이다. 지난달 압수수색 이후 검찰 관계자는 "확보한 자료 분석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이 추가 압수수색과 함께 핵심 관계자 소환 조사를 본격화하면서 수사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분위기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같은 전격적인 수사 전개를 놓고 검찰이 조 후보자의 임명을 염두하고 그 전에 주요 혐의점들을 정리해두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 상 수사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수사하기보다 후보자일 때 수사하는 일종의 '정석'을 택한 것 아니냐는 취지다.

정치적 부담도 덜 수 있다. 그동안 야권을 중심으로 조 후보자 임명을 두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사에 개입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후보자일 때 수사를 하면 각종 국민적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알아보고 검증을 한다는 일종의 명분이 있을 수 있지만 현직 장관을 친다는 건 정치적 메시지로 읽힐 가능성이 훨씬 강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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