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감독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예전부터 제 꿈은 대한민국 여자 축구의 발전뿐이었다. 이번에도 발전과 성장을 위해 도전한다는 마음"이라면서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쾌거와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루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10년 여자 20세 이하(U-20) 월드컵 3위를 이끈 최 감독은 그해 8월부터 이듬해 9월 런던 올림픽 예선까지 성인 대표팀을 지도했다.
이후엔 여자실업축구 WK리그 인천 현대제철을 맡아 최근 6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그는 올해 프랑스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대표팀의 새로운 4년을 준비할 감독으로 다시 선택 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판곤 협회 부회장 겸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최 감독이 20년 가까이 여자 축구에 보여준 열정, 헌신, 검증된 결과, 가지고 있는 비전이 대표팀을 발전시킬 거라는 확신을 줬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10월 미국과의 두 차례 원정 평가전과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교두보 삼아 내년 2월 도쿄 올림픽 예선부터 대비할 참이다. 한국은 아직 올림픽 본선에 한 번도 나선 적이 없다.
프랑스 월드컵을 현장에서 지켜본 최 감독은 유럽이나 북중미 팀이 전술이나 체력 등 여러 면에서 지난 4년 사이 우리보다 훨씬 급격히 성장했다며, 우리도 이에 맞게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제 철학은 볼이 있든 없든 능동적으로 경기를 통제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거다. 현대축구에도 그게 적합하다고 본다"면서 "제 철학에 유연성을 발휘하며 강한 대표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템포를 올리는 것도 대표팀의 숙제라고 본다"면서 "국가대항전에 맞는 속도를 갖추는 것에도 초점을 맞추겠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선수들의 해외 진출은 많을수록 좋다며 "해외파가 10명 안팎은 돼야 대표팀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가능성 있는 선수라면 도전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 감독은 외국인 스태프도 합류시킬 계획이다.
그는 "남자 대표팀 '벤투호'도 세계적 트렌드와 교감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면서 "저의 철학을 공유할 만한, 현장 경험을 갖춘 지도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선수들의 국제무대 감각도 중요하다"면서 "분기에 한 번, 연간 4회 정도는 A매치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협회의 지원도 부탁했다.
단기적 성적 외에 최 감독은 여자 축구 저변과 선수층을 넓혀 전반적인 발전을 이끌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최 감독은 "U-20, U-17 대표팀을 성인 대표팀과 일원화한 구조로 운영되도록 하고, 상비군 제도를 둬 대표팀과 연계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 완전한 세대교체는 당장 어렵겠지만, 조금씩 조정해가며 올림픽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