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조 후보자의 현 직장이자 딸의 '유령 장학금' 의혹이 일었던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간담회를 보고 "모른다고 하면 끝이냐", "실망했다"고 분노했다.
CBS 취재진이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다음 날인 3일 서울대 캠퍼스에서 무작위로 만난 학생들은 대체로 조 후보자의 해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연과학대학 건물에서 만난 서울대 화학부 1학년 박 모(19) 씨는 "조국 교수님이 그냥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 같은데 실망했다"면서 "존경하는 서울대 교수님들이 많은데, 그런 위치에 서 계신 분이 논란만 남길 해명을 하셨다는 게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특히 조 후보자가 딸이 서울대 대학원 재학 당시 받은 장학금 논란에 "신청한 적 없다. 선정됐다고 먼저 연락이 왔다"라는 해명에 가장 분노했다.
박 씨는 "학생들로 하여금 믿을 수 없는 말을 하더라. (딸이) 신청하지 않았는데 장학금을 받았다는 말은 믿기 쉬운 사실은 아닌데, 그런 발언이 지속될수록 신뢰감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중앙도서관 앞에서 만난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3학년의 김 모(26) 씨 역시 "시간이 될 때마다 (기자회견을) 봤는데, 다 모른다고만 얘기를 하니까 할 말이 없어지더라"라면서 "교수님을 좋아하고 안 좋아하고를 떠나서 배신감을 느낀다.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결국 조국 교수님이 (장학금을) 먼저 달라고 얘기는 안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짬짜미로 몰아줬다는 것 아니냐.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지만 평범한 학생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쁘고 박탈감이 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씨 역시 "장학금이라는 게 보통 신청을 해야 받을 수 있는데, 어디서 선정을 해서 그냥 지급하는 방식은 들어본 적 없다. 그게 가능한 일인가"라면서 "의혹만 더 커지지 않았을까 싶다. 어떤 의도를 갖고 장학금을 준 것이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서울대 공과대학에 재학 중인 4학년 최 모(25) 씨는 "우리 학교 장학금을 보면, 신청하면 절대 안 준다. 친구들이 (장학금 신청을 위해) 리스트를 쫙 뽑아서 하나하나 신청하면 겨우 하나 받을까 말까 한다"며 조 후보자 해명에 반박했다.
이어 최 씨는 "부산 의전원 장학금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의대 친구들한테 듣기로 유급을 당하면 장학금을 챙겨주는 게 아니라 교수들이 대놓고 무시한다고 하더라"면서 "그런데도 해명은 아무것도 안 하고 '모른다 모른다' 이런 말만 반복하니까…"라며 답답해했다.
학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조 후보자의 해명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반박하기도 했다. 일부는 조 후보자의 해명이 석연치 않다며 촛불집회를 열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대 학생들의 비공개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는 전날부터 "촛불 집회 안 하나요", "우리는 촛불을 다시 들어야 한다", "총학 차원에서 광화문 촛불 집회 갔으면" 등 촛불집회를 제안하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왔다.
다른 2030 세대들도 조 후보자의 해명에 "석연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오 모(35) 씨는 "(조 후보자 딸이 받은) 서울대 장학금을 반납하려고 물어봤더니 안된다고 해서 못했다는 건데, 상식적으로 왜 하필 나를 줬냐고 물어볼 수 있는 거 아닌가. '나 이거 왜 줬냐' 물어봤을 수도 있는 건데, 명확한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 이후에 받은 부산대 장학금도 잘 챙겨보는 게 상식적인데, 거기에 대해 답이 제대로 나온 것 같지 않아서 조 후보자 해명만으로는 석연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간담회로 조 후보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됐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성균관대학교에 재학 중인 윤 모(26) 씨는 "제기된 의혹이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 후보자가 솔직하게 임했다고 생각한다"며 "늦었지만 자신의 모순도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2일 오후 3시 30분부터 약 11시간 동안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