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 매각을 위해 금호산업과 크레디트스위스(CS) 증권이 3일 오후 예비입찰을 마감한 결과 애경그룹과 미래에셋대우, 사모펀드인 KCGI(강성부 펀드)가 제안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2~3곳의 다른 사모펀드가 함께 입찰에 참여했지만 전략적 투자자(SI)를 동반했는지가 확인되지 않아 실제 경쟁에 영향을 줄 지 모호한 상황이다.
매각절차를 주관하고 있는 금호산업과 CS증권 측은 예비입찰의 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애경그룹은 입찰 참여를 공식적으로 밝혔고 KCGI도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어떤 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미래에셋대우는 현대산업개발(전략적 투자자)과 손을 잡았다.
사모펀드는 돈을 댄 뒤 수익을 챙기려는 '재무적 투자자'여서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전략적 투자자를 동반하지 않으면 '진성 인수 희망자'가 아니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어렵다.
제2국적 항공사로 인수할 경우 곧바로 국내 항공산업의 주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선 그동안 항공 관련 계열사나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이날 예비입찰에는 GS, SK, 한화 등 유력 기업들이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애초부터 우리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었다. 요즘 항공업계가 어려운데 누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따라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하는 '진성 희망자'는 애경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 컨소시엄의 3곳으로 관측된다.
아시아나 항공의 새 주인은 금호산업이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주식 6천868만8천63주(지분율 31.0%)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해야 한다.
또 6개 자회사를 함께 인수하려면 전체 자금이 최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매각 절차가 막상 시작되자 사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예상보다 많지 않은데 따라 매물의 '몸값'이 내려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예상보다 흥행이 실패했다"면서 "따라서 인수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연내 매각하겠다는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에 성사 여부가 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종인수협상대상자가 선정돼 본격적인 인수협상이 시작되면 가격을 둘러싼 밀고 당기기가 진행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산은측이 연내 매각에 중점을 둔다면 가격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시아나 항공의 6개 자회사도 함께 묶어 파는 '통매각'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나 매각절차를 진행중인 주관사들의 원칙적 입장이지만 상황에 따라 분리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