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냐 고가냐''..부산 영도접속도로 ''3년 논쟁''에 새 변수

영도주민들, ''지하차도 가능'' 도로공사 연구결과 발표..부산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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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항 대교를 연결하는 영도 통과도로를 놓고 고가도로 안을 내놓은 부산시와 지하차도를 주장하는 주민들이 수 년째 대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일 영도주민들이 부산시 설명과 달리 지하차도 건설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전문가 연구결과를 내놓으며 부산시를 압박하고 나서, 3년 묵은 ''고가-지하'' 논쟁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부산 남항대교와 북항대교를 연결하는 도로를 만들면서 이를 고가도로로 만들겠다는 부산시의 계획에 반발해 주민들이 반대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지하차도 안을 주장하며 대립한 것은 지난 2005년 10월.

만 3년 동안의 논쟁과 갈등을 겪으면서 지역구의원인 김형오 국회의원이 나서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 6월말 부산시와 주민대책위가 해법을 찾기 위한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주민대책위는 지난달 22일 전문가위원회의 불법녹취과 위장진입 의혹 등을 내세우며 전문가위원회의 해체를 주장한 이래, 연결도로 문제는 아직도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민대책위가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하차도 건설이 가능하다''는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과 전문건설업체의 용역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쟁점이 되는 지점은 남항대교에서 영도 쪽으로 내려오는 진입램프에서 다소 각도가 꺾이는 곡각구간이 발생하는 영선교차로 구간이다.

부산시-지하차도 경사급해 위험 vs 주민대책위-더한 곳도 있다

부산시는 지하차도를 만들면 진입램프에서 지하까지 내려가는 진입부의 경사도가 너무 급하게 되고, 곡선구간의 반경도 너무 좁아 지하차도를 만들면 매우 위험해진다는 입장이다. 특히 트레일러 등 대형차가 주로 이용할 도로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는 것.

하지만 주민대책위가 이날 내놓은 전문가 의견은 부산시의 입장과는 달랐다.

진입도로 경사는 산지도로 규정을 적용해 최대 7%까지 할 수 있고, 진입부의 제한속도를 시속 50킬로미터(㎞)까지 줄이면 현행 설계기준으로도 지하차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날 설명에 나선 영도고가도로반대 주민대책위 고길수 사무국장은 "부산진-사상간 입체지하차도에는 8%의 경사도를 적용한 곳도 있다"며 부산시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 곡선구간에 대해서도 "지하차도를 건설하든 고가도로를 만들든 곡선구간이 발생하는 것은 똑같다"며 부산시의 주장을 일축했다.

주민대책위는 도로교통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도로공사 연구원 등이 지하차도 안에 대해 안전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설계기준에도 부합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부산시를 압박하고 나섰다.

게다가 부산시의 고가도로 안은 언덕으로 돼 있는 영도구의 지형을 감안하지 않고 설계돼, 오히려 도로 추가확장 등 건설비용이 지하차도보다 더 들게 된다고 주장하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부산시는 그러나 "진입부의 속도를 시속 50킬로미터로 낮추면 그만큼 교통용량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 추가 차로확보가 필요하고, 급기야는 남북항 대교의 재시공이 이뤄져야 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하차도를 요구하는 주민들과 고가도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부산시가 만 3년이 넘도록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하차도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연구결과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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