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이은정 PD
■ 대담 : 강경태 부산디자인진흥원장
◇ 이은정> 지난 1일부터 부산디자인센터에서 부산디자인진흥원으로 명칭이 변경됐습니다. 어떤 기관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 강경태> 디자인 기관은 전국에 서울, 부산, 광주, 대구 등 네 군데가 있습니다. 부산디자인진흥원은 기술은 뛰어납니다만 디자인이 다소 열악한 중소기업들에게 디자인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1인이나 소수의 창업기업들에도 디자인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즈니스 발전에는 디자인은 기술개발에 비해 시간은 5분의 1밖에 소요되지 않고, 비용은 5%만 소요됩니다. 그럼에도 그 효과는 5배에 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발전, 특히 부산의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디자인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은정> 부산디자인센터가 명칭 변경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고 들었는데 진흥원이 되면 어떤 점이 달라지나요?
◆ 강경태> 디자인 관련 기관들이 유독 센터라는 명칭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 프로젝트 신청에 공공기관이 할 수 있는 게 있고 공공기관이 할 수 없는 게 좀 있습니다. 그런 경우 직원들이 전화를 걸 때마다 공공기관입니까 아닙니까 부산디자인센터가 마치 사기업인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그런 불필요한 답을 해야 하는 게 왕왕 있었는데 그런 게 없어질 것 같고요. 또 프로젝트를 신청할 때 센터라는 작은 기관이 하는 것보다는 진흥원이라는 크게 보이는 듯한 기관이 신청할 때 좀 더 책임감 있게 보이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많이 따오게 되면 지역 디자인 발전이나 부산발전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희 직원이 90명 됩니다만 직원들의 프라이드가 아주 많이 올라갔습니다.
◇ 이은정> 국제학을 전공한 교수 출신이신데 디자인이 전공과 거리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 지난해 12월에 취임하셔서 9개월 정도 됐는데 지내보시니까 어떠신가요.
◆ 강경태> 그동안에는 디자인 전공하신 분들이 원장으로 오셨습니다. 그분들이 디자인센터와 지역 디자인 발전에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그런데 디자인진흥원도 부산 25개 공공기관 중 1개로 부산시, 시의회와의 협조, 대시민 관계, 중앙정부 여러 부처와의 업무 협의와 같은 디자인을 벗어난 다양한 대외 활동을 해야 합니다. 이런 대외활동을 별문제 없이 적극적으로 원활하게 처리해야 점도 있습니다. 이런 데는 디자인 전공하신 분보다는 사회과학을 전공해서 좀 더 다양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사람이 조금 유리한 측면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디자인진흥원장은 한 번쯤은 외부 전문가가 와서 외부의 새로운 바람을 넣는 것도 괜찮지 않나 이런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 이은정> 디자인진흥원으로 새 출발 하게 되는 겁니다. 가장 주력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 강경태> 디자인산업이 연간 17조 원의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100조 원에 달합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이 450조 정도 되기 때문에 디자인이 일상생활의 4분의 1 정도의 역량을 크게 미치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포괄적으로 말한다면 남을 감동시키는 것입니다. 저희 기관의 미션이 디자인으로 여는 미래 디자인으로 행복한 부산입니다. 진흥원에서 시행하는 공예디자인, 시각디자인, 제품디자인, 패션디자인, 공공디자인 등 모든 분야에서 부산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시민의 행복 수준을 올리는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나가겠습니다.
◇ 이은정> 디자인진흥원이 진행하는 공공디자인 사업이 있습니다. 공공디자인 영역이라고 하면 광범위해 보이는 데 어떤 효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 이은정> 요즘 지역마다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 지역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면서 공간이나 환경을 어떻게 잘 디자인하는가에 성공 여부가 달린 것 같기도 한데 부산은 어떻습니까?
◆ 강경태>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도시재생사업은 부산이 가장 잘했습니다.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은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관 주도로 이뤄지면서 다소 성과가 부진했습니다. 이제는 그야말로 수요자 중심, 주민 중심의 지역 특성 기반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제대로 철두철미하게 시행해서 다시 한번 10년 전의 영광을 되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은정> 부산 디자인 시장의 현주소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디자인 관련 산업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보니 지역 인재라든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것들을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강경태> 예를 들면 자동차나 조선산업 같은 경우는 독자적인 산업입니다. 디자인은 다른 산업을 빛내주는 조연산업입니다. 200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부산 제조업이 활황이었는데 그때는 디자인도 덩달아 활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제조업이 몰락하면서 디자인도 같이 하강하게 되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부산 산업 자체도 조선이나 자동차 분야에서 관광으로 방향 전환을 하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도 역시 관광 쪽으로 해서 관광 안내 표지판이라든가 간판 개선이라든가 공공시설물 개선과 같은 이런 쪽으로 방향이 전환돼야 할 것 같고요. 우리나라 디자인 수준이 세계 7위 정도 되기 때문에 이제는 동남아권, 해외로 진출해서 국내에서 계속 조연으로만 역할이 아니고 디자인 그 자체가 수출 주역이 되는 시대로 빨리 들어가야 되겠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은정>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관심 있는 시민과 청년들이 많습니다.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 강경태> 1년에 디자인진흥원 방문객 수가 약 6천 명 정도 됩니다. 시민체험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디자인 마인드 함양이라든가 최근 디자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요. 디자인 관련 강의도 많습니다. 무료로 얼마든지 들어 실 수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부산산업 디자인 전람회가 있었는데요. 학생들이 디자인 작품을 전시해서 경쟁하는 콘테스트였는데 올해부터는 부산국제디자인 어워드로 바뀝니다. 영역을 부산권을 넘어 아시아, 세계권으로 넓히고요. 필리핀 학생도 참여할 수 있고 심사에 인도네시아 교수도 참여할 수 있는 국제 규모로 넓히게 되겠습니다. 부산시민, 외국인들까지도 진흥원을 이용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 이은정> 부산 디자인 산업에서 진흥원의 역할이 있다면 말해주시죠.
◆ 강경태> 앞에서도 잠시 말씀드렸습니다만 디자인은 기술개발에 비해 시간은 5분의 1 비용은 5%만 소요됩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무려 5배나 됩니다. 부산에서 추진하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AI(인공지능),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첨단 분야에 디자인도 함께 해서 부산산업의 발전, 그리고 부산 발전에 적극 기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