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US오픈(총상금 5천700만달러·약 690억원) 남녀 단식의 '디펜딩 챔피언'들이 모두 16강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여자 단식 우승자 오사카 나오미(1위·일본)는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8일째 여자 단식 4회전에서 벨린다 벤치치(12위·스위스)에게 0-2(5-7 4-6)로 졌다.
전날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스탄 바브링카(24위·스위스)에게 1, 2세트를 연달아 내준 뒤 3세트 경기 도중 어깨 통증으로 기권한 데 이어 여자 단식에서도 세계 1위이자 지난해 우승자가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조코비치는 왼쪽 어깨, 오사카는 왼쪽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이 탈락 요인 중 하나가 됐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US오픈에서 남녀 단식 톱 시드가 모두 8강에 들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1회전 탈락했던 벤치치는 2014년 US오픈 이후 5년 만에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8강에 진출했다.
벤치치는 또 1997년생 동갑인 오사카를 상대로 상대 전적에서도 3승 1패 우위를 지켰다.
이날 오사카가 탈락하면서 이 대회가 끝난 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는 애슐리 바티(2위·호주)에게 넘어간다.
바티 역시 16강에서 떨어졌지만 오사카가 지난해 이 대회 우승으로 얻은 랭킹 포인트를 지키지 못해 1위 자리의 주인이 바뀌게 됐다.
또 오사카의 탈락으로 최근 3년 연속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에서 한 해에 두 번 우승한 선수는 나오지 않게 됐다.
올해 호주오픈(오사카), 프랑스오픈(바티), 윔블던(시모나 할레프) 우승자들이 모두 이번 대회에서 이미 탈락했다.
1968년 이후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에서 한 해 2승을 거둔 선수가 3년 연속 나오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벤치치는 8강에서 돈나 베키치(23위·크로아티아)를 상대한다.
16강까지 진출했던 교포 선수 크리스티 안(141위·미국)의 돌풍은 엘리서 메르턴스(26위·벨기에) 앞에서 0-2(1-6 1-6)로 멈춰 섰다.
메르턴스는 이번 대회 4회전까지 한 세트에 상대에게 4게임 이상 내준 적이 없을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다.
남자 단식에서는 디에고 슈와르츠만(21위·아르헨티나)이 알렉산더 츠베레프(6위·독일)를 3-1(3-6 6-2 6-4 6-3)로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키 170㎝의 단신 선수로 유명한 슈와르츠만은 이날 198㎝의 장신 츠베레프를 맞아 서브 에이스에서 0-11로 열세를 보였고 공격 성공 횟수도 34-43으로 적었다. 서브 최고 시속 역시 츠베레프가 220㎞를 찍어 186㎞의 슈와르츠만을 압도했다.
그러나 실책 43-65, 더블폴트 1-17 등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을 앞세워 말 그대로 '대어'를 낚았다.
슈와르츠만은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4강 진출을 다툰다.
3회전에서 정현(170위·제네시스 후원)을 3-0(6-3 6-4 6-2)으로 제압한 나달은 마린 칠리치(23위·크로아티아)를 3-1(6-3 3-6 6-1 6-2)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남자 단식 8강은 다닐 메드베데프(5위·러시아)-바브링카,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그리고르 디미트로프(78위·불가리아), 나달-슈와르츠만, 가엘 몽피스(13위·프랑스)-마테오 베레티니(25위·이탈리아)의 대결로 압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