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미국, 중국 등 5개 국가의 이민‧유학 비자 발급 과정에서 신청자가 받아야 하는 신체검사의 가격을 동일하게 결정한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15개 의료기관(17개 병원)에 대해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은 2002년 1월부터 2006년 5월까지 국가별로 1~2차례씩 신체검사료를 동일한 수준으로 결정하는 합의를 하고 이를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캐나다 비자 신체검사 지정병원인 신촌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삼육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하나로의료재단은 2002년1월 에이즈검사 항목이 추가됨에 따라 신체검사료를 14만원으로 2만원 인상하고 2006년 5월 인건비 상승 등을 반영해 3만원 인상한 17만원으로 결정하는 합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 비자 신체검사 지정병원인 신촌세브란스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 부산대병원, 하나로의료재단은 신체검사료를 2004년 3월 2만원 인상한 14만원으로 결정하고 2006년 5월 3만원 인상한 17만원으로 결정하는 합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질랜드 비자 신체검사 지정병원인 신촌세브란스병원과 서울성모병원, 하나로의료재단은 2005년11월 에이즈, B형간염, C형간염 등 10여개 검사항목이 대폭 추가됨에 따라 신체검사료를 27만원으로 13만원 인상하고 2006년 5월 인건비 상승 등을 반영해 3만원 인상한 30만원으로 결정하는 합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비자 신체검사 지정병원인 신촌세브란스병원과 삼육서울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부산메리놀병원은 2006년 5월 신체검사료를 3만원 인상한 15만원으로 결정하는 합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비자 신체검사 지정병원인 신촌세브란스병원과 하나로의료재단, 한신메디피아의원, 강원대병원, 조선대병원, 혜민병원, 한국의학연구소, 대한산업보건협회, 부산대병원, 고신대병원, 제주대병원은 2006년 5월 신체검사료를 3만원 인상한 17만원으로 결정하는 합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담합은 해외 이민‧유학 비자 신청자는 각 국 대사관이 요구하는 검사 항목들로 구성된 신체검사를 각 국 대사관이 지정한 병원에서 받아야만 하고 비자 신체검사료는 개별 지정병원이 각 국 대사관과 협의해 결정하는 관례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은 의료 서비스의 한 분야인 비자 신체검사 영역의 수수료 결정 과정에 대해 최초로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시정조치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시정조치로 인해 앞으로는 보다 경쟁 친화적이고 소비자 이익이 제고될 수 있는 방향으로 비자 신체검사 수수료가 결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