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서울대 공식모금기관인 '(재)서울대학교발전기금'은 조 후보자 딸 조씨(28)가 2회 연속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지난달 21일쯤 후원자들로부터 수차례 문의 전화를 받았다.
재단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조국 교수님 관련해서 총동창회의 장학금 지급 논란이 연일 기사로 보도되면서 '기부금은 잘 쓰이고 있느냐'라는 문의가 와서 집행방식 등을 안내해 드렸다"면서 "상황이 터진 직후에 전화가 많이 왔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후 끊어진 후원이 있다"며 "그게 기부자 개인의 상황에서 비롯된 것인지 (조 후보자 논란 때문인지) 정확하게 추정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조씨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한 '관악회'로 향한 항의 전화는 더욱 거센 상황이다. 관악회는 서울대학교 총동창회가 운영하는 재단법인 장학단체다.
서울대 총동창회 관계자는 "(21일 하루에만) 50명 정도의 동문들이 전화해 '기부 안 하겠다', '돈 돌려달라'고 한다. 그만큼 항의 전화가 (많이) 온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도 중단된 후원금의 정확한 액수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동문만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총동창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한 글쓴이는 '조국씨 딸에게 지급된 관악회 장학금 경위를 밝혀 동문들에게 공지 바랍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장학금 기부받으려고만 말고 어떻게 집행되는지 그 과정과 결과를 올려주시기 바란다"고 문의했다.
이 글에는 "지급된 장학금이 올바르게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수 조치해달라. 어려운 환경에서 서울대 발전을 위해 기금 모금에 참여한 동문들을 생각해달라"는 댓글도 달렸다.
장학금 후원 중단 문의가 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서울대 학생들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조 후보자 딸이 부당하게 장학금을 받아 다른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만난 농경제사회학부 2학년 조모(21)씨는 "(조 후보자 딸과 같은) 소수의 사람들 때문에 학업을 계속하고 싶은데도 집안 형편이 넉넉지 못해 장학금을 받는 친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같은 학교 지구과학교육과에 재학 중인 박모(20)씨 역시 "후원이 끊기면 진짜 필요한 학생들에게 (장학금) 전달이 안 될 수도 있다"면서 "후원을 끊기보다는 후원된 돈이 어떤 경로로 쓰였는지 조사를 돕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정부 장학금을 늘리고 장학단체의 회계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서울대 공과대학 3학년의 고모(22)씨는 "이번 계기를 통해 장학금을 민간에 맡길 게 아니라 정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음 좋겠다"며 "(조 후보자에 대한) 분노가 후원금 끊기보다는 장학금 지급의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조씨는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시절 관악회로부터 전액 장학금 401만원을 두 차례 연속으로 받았다.
해당 장학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게 주어지고, 지도교수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 등 지급 조건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악회는 '서류가 폐기돼 지급경위를 알 수 없다'고 밝혀 '유령 장학금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