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 100일 겉도는 수사'…국제PJ파 부두목 행방 묘연

동업자 살해하고 잠적…지능적 도피 행각
경찰 수사 성과 없어…공개수사 전환해야

50대 사업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광주지역 폭력조직 국제PJ파 부두목 조모(60)씨가 잠적한지 100일 지났지만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과거 두 차례 도피 전력으로 지능적 도피 행각을 이어가고 있는 조 씨를 검거하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진전은 없는 상태다.

폭력조직 국제PJ파 부두목 조모(60)씨에게 협력한 공범 1명이 용의차량을 주차하고 지인의 영업장으로 들어가는 모습. (사진=자료사진)
◇과거 두 차례 도피 전력…요리조리 수사망 피해

2일 경기 양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부동산 업자 박모(56)씨 피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조 씨의 행방을 찾기 위해 경찰은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조 씨는 지난 5월19일 자신의 동생과 공범인 김모(64)씨와 홍모(61)씨 등 3명과 함께 광주 서구의 한 노래방에서 부동산 업자 박 씨를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범들은 박 씨의 시신을 차량에 태워 경기도 양주시 남방동의 한 공영주차장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은데 현재 구속 기소된 상태다.

경찰은 조 씨가 잠적했던 서울 논현동 일대 폐쇄회로(CC)TV 검색,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 주변인 탐문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지만 위치를 특정할 만한 단서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는 두 차례 도피 전력이 있다. 2006년 모 건설회사 사주 납치사건을 주도한 뒤 5개월간 휴대전화 수십 대를 바꿔가며 도피 행각을 벌였다.

2013년에는 당시 범서방파 두목 나모(47)씨를 납치·감금·폭행하고 4개월이 넘도록 대포폰과 수행원을 수시로 바꾸고, 은신처도 여러 곳으로 갈아치우며 수사망을 피해 나갔다.

폭력조직 국제PJ파 부두목 조모(60)씨에게 협력한 공범들이 시신을 유기한 뒤 택시를 타고 도주하는 모습. (사진=자료사진)
◇'대포폰, 현금, 대중교통'…단서조차 남기지 않아

일각에서는 조 씨가 과거 경험을 살려 더욱 지능적인 방법으로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 씨는 과거 여러 범죄에 연류 돼 지금껏 20년 가까이 교도소에서 복역했던 점을 감안하면 경찰에 검거될 경우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조 씨가 사용하던 휴대전화는 꺼진지 오래다. 통신기록을 통해 경찰이 대략적인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을 원천봉쇄한 것이다.

또 동선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신용카드는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은신처를 옮기는 과정에서도 승용차가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조 씨가 자신의 위치를 특정할 만한 어떠한 단서도 남기지 않는 치밀함을 보이면서 경찰 수사는 3개월 넘게 답보상태다.

밀항을 통해 해외로 도주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경찰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전과가 많은 사람의 경우 수사기법을 많이 알고 있어 검거에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 "주변인 등을 통해 조 씨의 행적을 계속해서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50대 사업가 살해 사건에 일부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폭력조직 국제PJ파 부두목의 친동생 조모(58)씨. (사진=연합뉴스)
◇경찰, 스스로 수사 장기화 초래…공개수배 전환 시급

한편, 경찰이 조 씨에 대한 공개수사 전환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스스로 수사 장기화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경찰은 대부분 도주 용의자는 도피 자금 마련을 위해 2차 범행을 저지르는데 조 씨는 그런 우려가 없고, 혐의가 분명하게 특정되지 않았다며 난색을 표했다.

그 결과 조 씨는 경찰을 비웃듯 도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고, 장기간 수사에도 성과는 없었다. 때문에 지금이라도 공개수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전문가들도 납치, 감금, 폭행 등의 범죄 전과가 수두룩한 살인 용의자를 신속하게 검거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공개수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개수배는 용의자가 나를 알아볼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을 느끼는 동시에 누구나 제보할 수 있는 만큼 수사력 낭비도 방지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다각적인 수사에도 조 씨의 행방이 묘연한 만큼 공개수배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며 "10월 이후에는 공개수배로 전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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