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뤄수강 중국 문화여유부장, 시바야마 마사히코 일본 문부과학성 대신(문화), 이시이 케이치 국토교통성 대신(관광)은 30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한·중·일 문화·관광장관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먼저 이날 오전에 열린 '제11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는 지난 10년의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문화 협력 방안에 대한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
3국 장관은 지난 10년간 상호 존중과 호혜의 원칙하에 서로의 문화 다양성을 증진하고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 구축에 기여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10년간 문화 협력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 나갈 것을 합의했다.
3국은 새로운 문화 협력 방안으로 '미래세대인 청소년 간 문화 교류와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에 따른 문화 협력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 나갈 것을 합의했다.
또 2020 동아시아 문화도시를 선정, '동아시아 문화도시 협력을 지속해 강화'하고 기존 사업에 더해 청소년 교류를 추가하기로 했다.
3국 장관은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당시 한·중·일 공동 문화프로그램의 성공적 추진을 높게 평가하면서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패럴림픽에서도 '공동 문화 프로그램을 통한 협력도 증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울러 3국은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한·중·일 문화산업콘텐츠포럼을 지원하고 '문화예술 교류협력 지속을 통한 한·중·일의 이해 증진'을 도모하기로 했다. 그간 성공적인 협력 모델 역할을 해온 국립박물관, 국립미술관 간 협력을 높이 평가하며 민간 예술 기관 간의 교류 협력도 장려하기로 합의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등을 문화산업 분야에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문화산업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등 '문화산업 분야의 교류를 통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목표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3국은 각자가 보유한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계승하기 위한 교류·협력'을 장려하고 '문화와 관광의 융합을 위한 발전을 촉진' 시키는 데에도 합의했다.
이 같은 내용은 회의 후 3국 장관이 서명한 '인천선언문'에 담겼다.
박양우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중·일이 문화 협력을 통해 여러가지 현안과 과제에 공동 대응함으로써 3국의 문화적 수용력을 높이고, 이것이 곧 3국의 공동 번영과 동아시아 공동체의 평화·공존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한·중·일 문화장관의 '인천선언문' 서명식과 연계해 열린 동아시아 문화도시 선정식에서는 2020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 한국 순천시 ▲ 중국 양주시 ▲ 일본 키타큐슈시가 선정됐다.
3국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관광 교류 및 협력을 통해 동북아 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이끌어 내도록 공동 노력을 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한·중·일 간 관광의 양적 성장과 질적 발전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모두를 위한 관광(Tourism for All)' 환경을 조성, 지역 관광을 활성화함으로써 관광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관광이 동북아 지역의 미래를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걸맞은 관광기업의 혁신을 도모하는데 뜻을 모았다. 그러면서 관광 미래 세대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3국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박양우 장관은 공동선언문 서명식 후 성과발표회를 통해 "급변하는 관광 환경 변화 속에서 3국 간 관광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동아시아를 명실상부한 세계관광중심지로 성장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3국 간 활발한 관광교류를 통해 동북아 지역에서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한·중·일 관광장관이 모두 협력하기로 했으며, 3국 간 관광의 양적 성장이 질적 발전과 조화를 이루고 포용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모두를 위한 관광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 관광의 활성화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광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및 스마트 관광 분야를 조성하고, 관광 미래세대 교류 부분에 대해서도 협력을 강화하여 관광이 동북아 지역의 미래를 선도할 수 있도록 공조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3국의 문화·관광장관회의에 앞서 한·일, 한·중, 중·일 문화·관광장관의 양자회담도 진행됐다.
최근의 경색된 한일 관계 속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법이 나올 지 주목됐던 한·일 문화·관광장관 양자회담은 '교류·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수준의 기본 입장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먼저 전날 열린 한·일 문화장관 양자회담에서는 양국 장관은 한·일 간 문화교류가 지속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국 장관은 2005년 '한·일 우정의 해'를 계기로 시작한 '한·일 축제 한마당' 등 양국 간 문화교류 행사를 통한 지속적 교류·협력 강화의 뜻을 재확인했다.
30일 열린 한·일 관광장관 양자회담에서는 더욱 원론적인 수준의 이야기만 되풀이됐다.
문체부는 한·일 관광장관 양자회담과 관련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광교류는 여전히 중요하며, 한·일 간 여러가지 과제가 있는 상황에도 솔직한 의견을 나눴다"라면서 "제반 과제를 타개하기 위해 양국이 노력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장 앞에서는 아베 일본총리의 정책을 비판하고 내년에 예정된 도쿄올림픽의 보이콧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시위가 열렸다.
이 과정에서 항의서한을 회의에 참석한 일본 정부 관계자에게 전달하려는 단체와 이를 제지하려는 경찰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