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기도청 잔디광장. 웅장(雄壯)한 헬기 머리위의 로터(Main Rotor‧메인 프로펠러)와 꼬리 로터(Tail Rotor)가 회전하기 시작했다.
고막을 꽉 채운 회전 소리는 '생명구조'의 소리였다. '하늘을 나는 응급실', 24시간 상시 운영되는 전국 최초의 응급의료용 '닥터헬기'가 이날 도청을 힘차게 날아올라 비행했다.
'닥터헬기'는 31일부터 정식 운영된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소속 구조구급대원 6명이 상주하는 등 '소방시스템'과 연계해 구급활동을 하게된다.
경기도는 이날 오후 도청 내 잔디광장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스테픈 듀리에 주한미군 의무여단 중령, 소방공무원과 지원인력 등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응급의료전용헬기 종합시뮬레이션 훈련'을 실시했다.
공공청사를 활용한 소방과 응급의료전용헬기 항공의료팀 간 협력 태세를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된 훈련은 '긴급 구조․구급작전'이라는 가상 상황 하에 진행됐다.
이 지사는 "대한민국 항공의료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들이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존중하는구나',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인명이 우선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응급의료 체계에 아주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관공서, 공공기관, 학교운동장 등을 이착륙장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소음이나 위험성 문제 때문에 민원이 발생할 수 있고 반발도 있겠지만 생명보다 소중한 가치는 없다는 점에 대해 도민들이 동의해 줄 것" 이라며 "작은 민원에 흔들리지 않고 생명을 지키는 일에 더 주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국종 교수는 "통상적인 환자 이송 업무 정도만 가능했던 기존의 닥터헬기와는 달리 산악구조 같은 고난도 구조업무 는 물론 해상작전까지 가능한 헬기다. 격오지에 있는 주민들뿐 아니라 해병대 전력에도 도움을 줄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도지사의 직접 명령에 따라 특수대응단장이 직접 지휘하는 소방대원 6명이 닥터헬기와 함께 상주한다. 경기소방의 한 파트로 운영되며 소방과 다른 시스템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소방 항공 전력을 더욱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헬리콥터로 응급 중증외상환자를 이송하는 것 자체도 대한민국에 없었던 패러다임인데 더 나아가 소방과 완전히 융합된 시스템이 구축됐다. 리더가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경기도가 대한민국 항공 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라고 평가하는 등 도의 협조에 감사를 표했다.
도는 닥터헬기가 소방시스템과 연계해 운영되도록 하기위해 지난 19일 도 소방재난본부 소속 구조구급대원 6명을 아주대학교병원(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 파견한데 이어 헬기제공자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의 협력을 통해 닥터헬기 정식 운항을 위한 훈련을 실시해왔다.
이와 함께 공군 수원비행장 내에 임시 계류장을 확보하는 한편 계류장 신축을 위한 부지 확보를 위해 공군 제10전투비행단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앞서 도는 닥터헬기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지난 6월 18일 도교육청, 경기남부외상권역센터와 '응급의료전용헬기 이착륙장 구축 협약'을 체결하고 학교운동장 1,696곳, 공공청사 및 공원 77곳 등 모두 1,773곳을 닥터헬기 이착륙장으로 확보한 바 있다.
최근 3년간 도내 소방헬기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센터 출동 실적은 지난 2016년 126건, 2017년 194건, 지난해 223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