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LA 다저스)은 2019시즌 개막 후 첫 15경기에서 총 99이닝을 소화하며 18실점(14자책) 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이 시기 방어율(ERA)은 믿기 힘든 수준인 1.27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이 8월 중순부터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애틀랜타 원정과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 그리고 애리조나 원정까지 최근 3경기에서 내준 점수만 무려 18점이다.
8월 중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45였다. 하지만 애틀랜타전에서 5⅔이닝 4실점, 양키스전에서 4⅓이닝 7실점을 각각 기록하면서 방어율이 2.00으로 치솟았다.
그리고 이제는 내셔널리그(NL) 평균자책점 부문 1위를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류현진은 3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⅔이닝 10피안타 1볼넷 7실점 4탈삼진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다저스가 애리조나에 5대11 완패를 당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13승을 다음으로 미뤘고 시즌 5패째를 당했다.
한때 메이저리그에서 경쟁자가 없었던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35로 더 높아졌다.
2위에 올라있는 애틀랜타의 마이크 소로카(2.44)와의 차이가 급격히 좁혀졌다. 그 뒤를 잇고 있는 워싱턴 에이스 맥스 슈어저(2.46)와의 차이도 크지 않다.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뉴욕 메츠의 제이콥 디그롬은 이날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7이닝 4실점을 기록하면서 평균자책점이 2.66으로 올랐다. 하지만 류현진이 더 많은 실점을 내준 관계로 두 선수의 격차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류현진에게 평균자책점은 사이영상 경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 만약 류현진이 1점대 방어율을 남긴다면 200이닝 혹은 20승 가까이 기록하지 못하더라도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로써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 구도는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내셔널리그 최다승 투수는 워싱턴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다. 15승(5패)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은 다승 부문 공동 6위 그룹에 올라있다. 12승5패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 중이다.
소로카가 10승3패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보다 다승이 적은 슈어저(9승5패 평균자책점 2.46)와 디그롬(8승8패 평균자책점 2.66)의 사이영상 경쟁력이 더 높다는 평가가 많다.
류현진의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도 주목해야 한다. 커쇼는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잃었다는 평가 속에서도 13승3패 평균자책점 2.76으로 호투하고 있다.
류현진이 최근 3경기에서 14⅔이닝 18실점 난조에 빠지면서 이제 내셔널리그에서 독보적으로 치고 나가는 사이영상 후보는 없다고 볼 수 있다. 류현진은 여전히 경쟁력을 갖췄지만 이는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모두에게 남은 한달이 굉장히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