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국 조카가 홍보한 '테슬라'…실상은 다른 업체

조국 5촌 조카 주재 WFM 설명회…'테슬라' 내걸고 투자유치
"조국 5촌이니 속이지 않겠다고 생각"
테슬라 계약, 실상은 다른 업체 주장
"유명 과학자도 투자설명회"…투자 피해 우려
사모펀드 의혹 핵심고리 WFM, '사기성' 투자 홍보 의혹까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5촌 조카인 조모(36)씨가 지난해 9월 개최한 더블유에프엠(WFM) 투자설명회에서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홍보하며 투자를 권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WFM이 유명 과학자를 내세워 '테슬라 계약'을 설명회에서 여러차례 홍보했다는 증언도 포착됐다.

하지만 WFM이 실제 계약을 한 회사는 다른 업체라는 주장이 나왔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거짓말' 논란이 인 가운데, 테슬라 계약을 믿고 자금을 낸 투자자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WFM은 조 후보자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한 업체로,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 고리다. 조씨는 코링크PE와 WFM의 실소유주로 의심받고 있다.

◇"조국 5촌 조카 개최한 설명회, '테슬라' 언급하며 투자 유치"


28일 CBS노컷뉴스가 접촉한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해 9월 조씨(조 후보자 5촌 조카)가 참여한 WFM IR(투자설명회)에서 그걸(테슬라 납품) 말했다"며 "테슬라 본사에서 자신들의 소재를 쓴 차량이 시험운전을 하고 있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설명회는 WFM 공장이 있는 전북 군산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조씨와 WFM 전무이사, 복수의 투자자들이 참석했다. 조씨는 자신을 '총괄대표'라 소개했다.

앞서의 관계자는 테슬라 계약 설명을 들었으나 의심쩍어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WFM 공장을 둘러봤으나, 시설이 미비했던 것도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회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투자자들은 투자를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둘 중 하난데 첫째는 당시에 2차 전지가 붐이였고, 두번째는 조국 5촌이니까 속이진 않겠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며 "지나고 보면 내 판단이 맞은 걸로 나오긴 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WFM는 2017년 12월 테슬라와의 계약 사실을 처음 알렸다. 보도자료에는 "테슬라에 연간 120톤의 SiOx(산화물계)-음극재 공급 LOI(구매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SiOx 음극재는 2차 전지 소재로, WFM은 이것이 전기차 배터리에 쓰인다고 밝힌 바 있다. WFM의 'SiOx연구실적'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라 소개돼 있다.

하지만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WFM이 계약한 곳은 테슬라가 아닌 다른 업체라는 주장이 나왔다.

◇"유명 과학자도 투자 설명회"…투자 피해 우려

투자업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알고보니) 미국 테슬라가 아니라, 다른 회사였다"며 "이름만 똑같은 회사를 거짓말했다는 것에 매니저들이 기분 나빠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IR은 WFM 사외이사이자 2차 전지 연료 분야에서 유명한 과학자로 꼽혔던 김모 박사가 주도했다. 그는 코링크PE의 자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WFM이 테슬라 이름을 홍보할수록 주가는 요동쳤다. 코링크PE가 WFM을 인수할 무렵인 2017년 10월 1주당 4865원인 주가는, 테슬라 계약이 홍보된 2017년 12월 5600원으로 올랐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IR 돌 때 루머로 7000원으로 급등했다가, 60% 빠진 3250원으로 급락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투자 피해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사모펀드 의혹 핵심고리 WFM…'사기 투자 홍보' 의혹까지

WFM은 검찰이 수사 중인 조 후보자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고리다.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 시절인 2017년 후보자의 가족과 처남 등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펀드의 운용사 코링크PE는 2017년 10월 배터리 펀드를 통해 WFM을 인수했다. 교육업체였던 WFM은 2차 전지 분야로 사업을 넓혔다.

조카 조씨는 코링크PE 정식 임원 명단엔 없지만, '총괄대표' 행세를 한 행적이 나오고 있다. 코링크PE와 WFM 현 대표는 이상훈씨지만, 실질적으로 조씨가 좌지우지 했다는 의혹은 그래서 나온다.

검찰은 최근 사모펀드 핵심 관계자 3인이 해외로 출국한 사실을 공개했다. 조 후보자 5촌 조카 조씨, 현 코링크PE와 WFM 대표 이상훈씨, WFM 전 대표 우국환씨다.

우씨의 경우 주유소를 주소지로 해서 운영 중(CBS 28일 보도, 증발한 사모펀드 관계회사 직접 가보니..주유소)인 신성석유는 코링크PE 배터리펀드의 약 26% 지분을 갖고 있으며, 배터리펀드는 WFM의 지분 7.4%를 갖고 있다.

코링크PE는 우씨가 WFM 대표(최대주주)이던 시절 WFM을 인수했다. 우씨는 코링크PE 펀드에 21억원을 투자하며 일부 지분을 되샀으며, 동시에 무상으로 코링크PE에 40억원어치 지분을 증여하는 '미스터리' 투자를 했다. 앞서의 테슬라 '거짓 홍보' 증언과 증거를 비춰볼 때, 우씨가 이를 노리고 주식을 사고 판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씨는 또 코링크PE가 초기에 투자한 '익성'이라는 기업에 주요 주주로 등장하기도 한다. 음극재 원천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익성은 WFM과 일종의 파트너사다. 익성은 지난해 11월 WFM과 이차전지 음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익성은 코링크PE의 레드코어벨류업 1호 펀드의 주요 투자처이기도 하다. 코링크PE, WFM, 신성석유, 익성 등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셈이다. 이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WFM 관계자들과 익성 대표 이모씨에게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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