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당국자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해리스 대사에게 불만표명 자제를 당부했는데도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차관보가 불만을 드러낸 것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발언을 잘 읽어보면 뉘앙스가 들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스퍼 장관이 한일관계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말을 했고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도 똑같은 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해리스 대사에 대한 자제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말할 게 없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러나 슈라이버 차관보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불만을 드러낸 데 대해선 "세팅이 다르다"며 "그대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슈라이버 차관보는 28일(현지시간)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관한 강연에서 "(한일)양측이 행동해야 할 때"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이 지소미아를 연장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강연은 한국의 지소미아 결정 이전에 잡혔던 것으로, 슈라이버 차관보의 발언은 '한국 정부가 11월말 이전에 생각을 바꾸길 바란다'는 기존 미국의 입장을 반복하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반면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같은날 취임 한달을 맞아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과 공동으로 한 기자회견에서 한일갈등과 관련해 "(한일) 양측이 관여된 데 대해 매우 실망했고 여전히 실망하고 있다"며 처음으로 일본을 거론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조세영 차관의 해리스 대사 면담 사실을 공개한데 대해 "각자의 입장을 이야기할 수 있고 때로는 이야기한 것을 대외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동맹 관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