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동자의 폭로 "후쿠시마 땅 아무리 긁어내도..."

원전 작업에 참여했던 노동자가 증언하는 후쿠시마 원전 은폐와 속임수
"일본 정부, 제대로 된 제염 작업도 없다"
"해외 각국에서 온 선수들과 손님, 일본인들 자랑스럽게 여기면 안된다" 경고
일본 내부에서도 방사능 위험성 지적하는 목소리 높아

후쿠시마 원전 내부 오염수를 담은 탱크(사진=연합뉴스)
지난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공포가 여전히 세계를 위협하는 가운데 실제 제염 작업에 참여했던 일본인 노동자의 인터뷰가 화제다. 여전히 방사능 공포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묵인하려 한다며 도쿄올림픽 개최를 우려했다.

지난 27일 소셜네트워크(SNS)에 '후쿠시마 2020 올림픽 악몽, 정신 나간 아베 총리는 결국 범죄를 저지르는가(Fukushima 2020 olympics Nightmare, Is PM Abe Criminally Insane?)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2년 반 동안 코리야마 시와 가와마타 정, 후쿠시마 미나미소마 시 등 4곳에서 제염작업을 수행한 A씨와 지역사회 운동가, 노동조합원들의 인터뷰가 담겼다.

A씨는 일본 정부가 제대로 된 제염 작업을 진행하지 않고 후쿠시마의 재건만을 홍보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A씨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방사능 오염물질은 땅으로 쌓이게 되는데, 아무리 땅을 긁어내는 과정을 거쳐도 1주일이면 방사능 수치는 원래대로 다시 높아진다"고 전했다.

제염 작업이 실제 방사능 제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도 제대로 된 작업을 수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것. 그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재건을 홍보하고자 이러한 사실을 묵인한 점을 비판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2년 반 동안 제염 작업에 참여한 일본인 A씨가 후쿠시마는 이미 방사능 오염으로 살기 어려운 곳이 됐다고 폭로했다.(사진=영상 캡처)
A씨는 30년이 지나도 후쿠시마는 복원될 수 없다며 도쿄올림픽은 절대적으로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쿠시마와 도쿄 사이의 거리는 불과 200km인데 후쿠시마 사람들 뿐만 아니라 도쿄에 사는 이들도 매일 방사능에 노출된다"면서 "당신이 어떤 의사에게 물어봐도, 어린이가 도쿄에 사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말할 것"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도쿄올림픽을 주최하면 해외 각국에서 온 선수들과 손님들을 모시게 되는데, 일본인들은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함께 도쿄로 돌아온 50명 중 2명이 간암으로 사망했을 정도로 방사능 오염 공포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함께 출연한 후쿠시마 반핵운동가인 치테카 시나 씨도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후쿠시마 사람들은 건강과 정신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 고통받고 있다"면서 "정부가 허술하게 오염을 제거한다고 해서 올림픽 개최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방사선에 대한 내부 피폭 영향은 즉시 감지되지 않으며, 후쿠시마에 사는 갑상선암에 걸린 아이들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안전도, 안전의식도 결여됐다"고 전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5년 일본에서 출간된 '핵발전소 노동자'는 핵발전소에서 근무한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 들은 이야기가 담겼다.

2012년 후쿠시마 원전에서 10개월 간 근무한 다나카 데쓰아키(田中哲明, 가명)는 "현장에서 돌아온 작업자 옷을 벗기거나 제염하는 업무를 맡았는데 정해진 규칙이 없다. 어디서나 오염 확산작업이 비일비재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가 점검 날짜를 사전에 고지했고 점검은 예전부터 적당히 진행됐기에 후쿠시마 원전에서 은폐가 반복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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