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수석인 조 후보자가 부적절한 투자를 했다는 것을 넘어 해당 사모펀드 자체에 수상한 거래의 흔적이 많기 때문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조 후보자가 투자한 펀드를 운용하던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관계자 3명의 소재를 파악하면서 해외 체류자를 귀국시키려 조치하고 있다. 코링크PE 이상훈 대표와 조 후보자의 5촌 조카 조모씨, 이들과 함께 투자활동을 벌인 우모씨 등이다.
코링크PE 관련 공식 서류에는 이 대표만 나오고 조씨나 우씨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201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코링크PE의 투자 행적을 살펴보면 이들이 일종의 '투자 공동체'라는 인상을 주는 대목이 수차례 나타난다.
우선 코링크PE의 투자 대상 회사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인 흐름이 존재한다. 인수한 회사를 당시 유행하는 신사업 부문에 진출시키는 것이다. 2016년 투자한 포스링크의 경우 기존에는 유연탄 트레이딩과 시스템솔루션 사업을 영위하던 회사였는데, 2017년부터 가상화폐시장 진출을 선언한다.
기존에 가로등 점멸기 생산 등을 하던 웰스씨앤티를 인수한 후에는 목적사업에 화장품·의류 제조와 창고업, 교육 서비스업, 배터리 사업 등 목적사업을 78개로 늘린다. 교육업체였던 더블유에프엠(WFM)은 2차 전지 음극재 사업체로 탈바꿈했다.
새 경영진이 인수한 회사의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는 것은 얼마든 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들이 호재를 띄운 후 투자금을 회수하려 한 정황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허위를 정보를 통해 시장을 교란하는 불공정거래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WFM의 경우에도 2차 전지 음극재 사업 진출을 선언한 지 2년이 가까워오지만 올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액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코링크PE가 지분을 인수하며 신사업 진출을 선언한 2018년 초 주당 7500원까지 오른 WFM주식은 그 해 11월 2000원 선으로 떨어졌다.
해당 시기 코링크PE는 바네사에이치에 13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남은 지분을 사실상 매각하는 시도를 했지만, 인수자 측의 잔금 납입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조씨는 서류상 아무런 권한이 없는 사람임에도 포스링크나 WFM의 투자설명회 등에 대표로 등장해 회사의 비전을 설명했다. 여기다 조씨와 과거 같은 회사에서 근무한 사람들이 코링크PE나 출자 대상 회사들의 임원으로 자리 잡고 있어 실소유주 의심도 받고 있다.
조 후보자의 처남 정모씨도 펀드 투자와 동시에 코링크PE에도 5억원을 넣어 '자금줄'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특히 해당 자금의 출처가 조 후보자의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라는 정황증거가 등장해 검찰이 정씨 집에 압수수색을 나가기도 했다.
우씨는 원래 WFM의 최대주주로서 코링크PE에 지분을 넘기면서도, 코링크PE가 설정한 펀드에 21억원을 투자하며 일부 지분을 되샀다. 동시에 무상으로 코링크PE에 40억 원어치 지분을 증여했다. 코링크PE가 초기에 투자한 익성이라는 기업에서도 우씨는 주요주주로 등장한다. 코링크PE에서 돈을 받고 다시 내어주는 일을 반복하며 자금이 돌고 도는 모습이다.
포스코기술연구원 출신 유명 연구자인 김모 박사는 코링크PE의 자문위원이면서 익성의 관계기업에서 음극재 사업을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 WFM에서 사외이사를 맡아 투자자들에게 음극재 사업의 실현성에 대한 신뢰감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웅동학원이나 부산대 의전원 관련 의혹은 '사무실'로 압수수색을 나간 것과 달리 사모펀드 의혹에서는 '사람'을 좇고 있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조 후보자 측은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에도 투자 관련 질문에는 "몰랐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다음달 2~3일 예정된 청문회에서도 이같은 답변으로 책임을 피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