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6시 부산대 넉넉한터 광장에 우비와 우산을 쓴 부산대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나눠준 촛불과 팻말을 들고 빗물이 고인 의자에 주저 없이 앉았다.
특히 황제장학금 논란을 낳은 조 후보자 딸을 겨냥해 집회 참가자들을 비유한 '기죽지 마라 조국의 자녀들아' 손팻말이 눈에 띄었다.
이날 집회는 부산대 재학생 혹은 졸업생이 한 명씩 앞에 나와 의견을 이야기하는 자유 발언 형식으로 진행됐다.
졸업생 자격으로 발언대에 선 A씨는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발언대에 오른 것을 이해해 달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취임 초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 울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유급을 받은 학생이 장학금을 6번이나 받은 게 평등한 것이냐, 그 과정이 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롭냐"고 반문했다.
발언대에 나서지 않은 참가자들도 같은 마음을 전했다.
집회에 홀로 참석한 부산대 재학생 B(22)씨는 "청문회가 열리고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면, 학내 비리가 밝혀지겠냐"면서 "청문회 전에 촛불집회에 참가해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 부산대생 C(23)씨는 "우리는 장학금 한 번 받는 것에 일희일비하는 붕어, 가재의 자녀이다. 용의 딸은 공부를 안 해도 장학금을 받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면서 "그동안 조 후보가 보여준 깨끗하고 청렴한 이미지가 자기 자녀에게는 해당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집회에서 나선 이 위원장은 "아무런 정치색도 없는 평범한 부산대 학생들이 학교 측에 각종 의혹에 대해 진상을 규명해달라고 집회를 마련한 것"이라면서 "이제 검찰까지 압수수색을 했으니, 학교뿐만 아니라 검찰에서도 의혹을 철저히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집회는 부산대 재학생과 졸업생, 시민 등 200여 명이 모여 한 시간 반 가량 열렸다.
한편, 대표성 논란으로 이날 집회에 함께 하지 않은 부산대 총학생회는 29일까지 촛불집회 개최 여부를 묻는 온라인 학생 총투표를 벌인다.
투표권자의 50% 이상이 찬성할 경우 내주 초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조한수 부산대 총학생회장은 "내일까지 총투표율이 50%를 넘지 않으면 투표 기간이 하루 더 연장될 수도 있다"면서 "연장 없이 투표가 마무리되길 바라며, 투표 결과에 따라 향후 일정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