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 첫 50조 돌파…평화경제 기반도 쌓는다

[2020예산]국방 예산, 2018년 40조 돌파 이어 2년 만에 50조 넘어서
차세대 잠수함·전투기 집중 투자…일반 보병사단에 '워리어 플랫폼' 보급 시작
병사·유공자 처우 대폭 개선…남북 협력 인프라 구축도 함께 해

(사진=자료사진)
정부가 차세대 잠수함·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 무기체계를 확충하고, 일반 장병 봉급을 대폭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국방비 예산이 50조원을 돌파하게 됐다.

아울러 남북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기반을 조성하고, 이를 둘러싼 전략적 외교·협력을 위해 공공외교·ODA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29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0년 예산안'을 확정, 발표했다.

내년 예산안 가운데 눈에 띄는 지점 중 하나는 대폭 늘어난 국방비로, 올해 46조 7천억원이었던 국방예산은 내년에는 50조 2천억원으로 늘어나 역대 최초로 50조원을 넘어섰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방 예산은 2018년 43조 2천억원으로 처음 4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2년만에 50조원을 다시 넘어섰다.

특히 첨단 무기체계를 확충하기 위한 방위력개선비 비중이 30%대를 꾸준히 넘겼고, 내년 국방 예산에서도 33.3%로 역시 사상 최고 비중을 기록하게 됐다.

한국 해군 최초의 3000t급 잠수함 1번함인 '도산안창호함'(사진=권혁주 기자)
우선 정부는 핵·WMD(대량살상무기)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무기체계 전력 보강에 집중 투자하기로 하고, 올해 5조 1천억원에서 내년 6조 2천억원으로 관련 예산을 22.6% 증액했다.

비록 '판문점 선언' 등을 기점으로 지난해 남북미 관계가 크게 개선됐지만, 최근 북한이 연이어 발사체 실험을 강행하고 있는데다 일본, 중국 등 주변국이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무기를 대거 도입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큰 3천t급 신형 잠수함을 건조, 배치하는 '장보고-Ⅲ 사업'에 6596억원을 투자해 속도를 낼 방침이다.


'장보고-Ⅲ 사업'은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중형 잠수함을 독자 개발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9월 첫 성과로 한국 해군 최초의 3천t급 잠수함 1번함인 '도산안창호함'을 진수한 바 있다.

이로서 북한의 최근 잇단 단거리미사일 발사에 맞서 전략표적 타격을 위한 정밀 유도탄 전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무기체계를 국산화하거나,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국방 R&D 투자도 올해 3조 2천억원에서 내년 3조 9천억원으로 증액하고, 무기체계개조·개발 예산도 2배(400억원)로 더 늘린다.

아울러 국내 방산기업의 해외수출 및 경쟁력을 지원하도록 관련 육성 예산도 올해 65억원에서 내년 112억원으로 2배 가까이 올렸다.

F-35A(사진=방위사업청 제공)
또다른 핵심 무기체계 보강 사례로는 최신 5세대 전투기인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사업을 들 수 있다.

'스텔스기 잡는 스텔스기'로 꼽히는 F-35A는 한국 공군의 전략무기로 운용될 전투기로, 1조 7957억원이 투자된다.

'미래형 병사'를 육성하기 위해 육군이 공을 들여온 개인전투체계 '워리어 플랫폼'의 첨단 장비도 일반 보병사단에 보급된다.

올해까지는 최전방·특공·수색부대 등 4천명에만 지급됐던 신형 전투복 및 방탄복, 보호대, 조준경 등 고급 장구류를 6개 보병사단 등 1만 9천명에게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훈련중인 군장병 (자료사진=이한형 기자)
비단 무기체계 확충을 통한 전력 강화 외에도 장병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국가유공자를 위한 예우도 대폭 강화한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의 국방 분야 대선 공약에 발맞춰 병(兵) 봉급을 병장 기준 월 40만 6천원에서 54만 1천원으로 33% 인상하기로 했다.

더 나아가 지난 14일 발표한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에서 예고한대로 2022년에는 2017년 최저임금의 절반 수준인 67만 6천원에 도달하도록 꾸준히 병사들의 봉급을 올릴 계획이다.

또 일일 평균 급식단가를 현행 8012원에서 8493원으로 6% 인상하고, HACCP(식품안전관리)형 취사식당을 168개소에서 230개소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군 복무 중인 병사들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자기계발비용 지원 한도를 연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늘리고, 대상 인원도 4만명에서 8만명으로 늘린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상금과 6.25 자녀수당, 고엽제수당, 간호수당 등을 5%씩 인상하고,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국가유공자를 위한 의료시설과 국립묘지 정비사업, 현충시설 건립 및 감사행사 등에도 예산을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남북철도공동조사단 열차의 통과를 위해 장병들이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비무장지대내 경의선철도 통문을 열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개선되고 있는 남북관계 등을 감안해 한반도 평화경제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된다.

철도와 도로를 연결 및 현대화나는 남북 경제협력 인프라 구축에는 올해 4289억원에 이어 내년에도 489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접경지역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한강하구 생태조사 및 철원성 공동조사 등에도 각각 94억원과 12억원의 예산을 할당했다.

아울러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응해 우호적인 외교환경을 조성하고 재외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공공외교에 대한 투자도 2배 이상 늘린 479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ODA(공적개발원조) 예산은 신남방 프로젝트 전략투자를 중심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증가율인 11.4% 늘렸다.

이와 함께 재외국민이 해외에서 겪을 수 있는 사건·사고에 신속히 대처하도록 사고신고․민원 채널을 다양화하고, 영사콜센터 상담인력도 늘리는 등 해외 영사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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