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첫 번째 항소심 공판에서 김씨는 혐의를 모두 시인하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김씨의 변호를 맡은 국선변호사는 "김씨의 1심 양형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항소했다"며 "전자발찌 부착명령 또한 법리적 오해가 있다. 부착명령은 범죄를 다시 범할 우려가 있을 때 내려지는 것인데 김씨는 매우 진지하게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김씨에 대한 1심의 선고가 '가볍다'고 반박했다. 김씨의 살인을 도와 '공동폭행'을 저지른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동생 김모(28)씨에게 내려진 '무죄' 판결도 문제삼았다.
검찰 측은 "김성수에 대하여는 피고인의 범행동기나 수법 등에 비춰봤을 때 (원심의) 양형이 가볍다는 데 항소의 이유가 있다"며 "동생 김씨 역시 피고인 (범행의) 역할분담 등에 비춰볼 때 공동폭행으로 책임질 사유가 있음에도 무죄가 선고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판부는 심리 과정에 피해자 유족의 의견이 고려돼야 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은 범죄 처벌로 정의를 수행함과 동시에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이 조금이나마 위로받고 트라우마를 치유해나가는 절차"라며 "1985년 유엔총회에서 채택한 피해자 기본원칙에서는 사법절차의 적절한 단계에서 피해자·피해자 유족의 의견에 고려되도록 해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피해자 가족의 법정 진술이 양형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2007년 우리나라 형사소송법에서도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에 관한 의견을 밝히는 피해자 진술권 제도가 도입됐다"며 "이 사건 피해자 가족 중 원하는 사람의 진술을 받고자 하니 검찰 측에서는 준비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김씨는 다소 움츠러든 자세에 무기력한 표정으로 재판부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생 김모씨는 줄곧 고개를 숙이고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두 번째 공판을 다음달 20일에 열고 검찰이 신청한 증인신문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PC방의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0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씨 측과 검찰은 1심에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