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전략물자관리원에 따르면 일본의 대(對) 한국 백색국가 제외로 비(非)민감품목 전략물자와 비전략물자여도 무기로 전용될 우려가 있는 품목의 대한국 수출 방식이 일반포괄수출허가에서 개별허가 또는 특별일반포괄허가로 바뀐다.
개별허가로 바뀌면 3년간 인정해주는 허가 유효기간이 6개월로 바뀌고 신청방법도 전자신청에서 우편, 방문신청을 요구할 수 있다.
전략물자 비민감품목에는 첨단소재, 재료가공, 전자, 컴퓨터, 통신·정보보안, 센서 및 레이저, 항법장치, 해양, 항공우주·추진, 무기류 제외 기타 군용품목 등 857개 품목이 들어간다.
여기에 비전략물자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식품과 목재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 새로운 규제가 적용되는 셈이다.
비전략물자도 대량살상무기나 재래식무기 용도로 우려되는 경우에 해당한다면 캐치올(catch all·상황허가) 통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개별허가가 적용되거나 국내 미사용·일본 미생산으로 관련이 적은 품목, 소량 사용 또는 대체 수입으로 배제 영향이 크지 않은 품목을 뺀 159개 품목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기업은 일단 일본에서 수입하려는 품목이 전략물자일 경우 수출자가 특별일반포괄허가 대상인 자율준수기업(ICP기업)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일본 수출기업이 ICP기업에 해당할 경우 기존의 일반포괄허가와 비슷한 절차를 거쳐 수입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개별허가를 받기 위한 서류를 작성해 제출하는 절차가 추가로 요구된다.
전략물자관리원은 '일본규제 바로알기' 홈페이지(https://japan.kosti.or.kr)를 통해 ICP 기업 명단과 함께 개별허가를 받는데 필요한 신청서류와 기재요령을 안내했다.
개별허가만 가능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은 다른 품목보다 더 까다로운 정보를 요구할 수도 있다.
예컨대 에칭가스는 다른 화학물질 제조의 원료 또는 촉매로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 제조 공정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
수입 품목이 전략물자가 아니라면 캐치올 통제 대상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일본 정부가 해당 품목의 사용 용도, 수입자 정보 등 관련 정보를 요구할 경우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좋다.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됨에 따라 군사용으로 쓰일 우려가 있는 품목에 대해서 일본 정부는 필요하면 개별허가를 받도록 할 수 있다.
전략물자관리원은 "국내 사례를 비춰볼 때, 비전략물자 수출에 캐치올 통제가 적용되는 경우는 드문 경우"라며 "따라서 일본 수출자가 품목, 수입자, 거래관련 정보 요청시 명확한 답변을 제공하는 정도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국내기업은 일본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사항을 숙지하고 수입품목의 수출통제 대상 및 수출자의 ICP 여부, 수입자 서류 등을 사전에 확인하고 준비해 수급 지연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 확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 총리는 "일본이 부당한 조치를 계속하는 것을 몹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일본이 사태를 더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한일 관계의 복원을 위한 대화에 성의있게 임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우리는 일본의 태도와 무관하게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긴 안목으로 일관되게 키울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특별회계를 설치하고, 앞으로 3년 동안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에만 5조원 이상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를 바로잡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소재·부품·장비 R&D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와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이 분야의 대외의존도를 극복하고 국가 성장의 기반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며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