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초점] 건강·돈·가족기획사…홍진영-뮤직K, 계약분쟁 쟁점 셋

홍진영(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가수 홍진영과 소속사 뮤직K엔터테인먼트(이하 뮤직K) 간의 전속계약 분쟁이 결국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10년여간 동고동락하다가 일순간에 악연이 된 이들이 서로 극명하게 다른 입장을 펴고 있는 가운데 이번 분쟁의 쟁점 세 가지를 짚어봤다.

◇ 홍진영, 아픔 참고 일했나

홍진영이 지난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게재해 10년여간 함께한 스태프들이 있는 소속사를 상대로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법적 절차를 밟게 됐다고 알리면서, 가장 먼저 문제로 지적한 부분은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일정 강행이었다.

그는 "그동안 의리와 신뢰 하나로 소속사에 제 의사를 제대로 주장해본 적이 없었으며 스케줄 펑크 한번 없이 일에만 매진해 왔다"며 "하루에 여러 차례, 한 달에 많게는 수십 건의 행사를 묵묵히 열심히 하는 게 보잘것없는 저를 키워준 회사에 대한 보답이라 항상 생각해왔다"고 운을 뗀 뒤 "어느 순간 건강도 급격히 나빠지고 6월초엔 하복부 염증이 심해져 수술까지 받는 일이 생겼고,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너무 힘들어 수차례 고통을 호소했음에도 소속사는 일정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뮤직K 측의 입장은 달랐다. 그간 홍진영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며 일정을 잡았으며, 그가 건강 이상 징후를 보인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뮤직K는 같은 날 낸 입장문에서 "데뷔할 당시부터 현재까지 홍진영 씨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매니지먼트 의무를 이행했으며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스케줄을 잡았다"며 홍진영이 스케줄 없이 쉰 날은 평균적으로 연 90일 내외이며, 2019년 상반기에는 52일을 휴식했다고 밝혔다.

또 "홍진영 씨는 6월경 정당한 사유를 소명하지도 않은 채 스케줄을 당일 취소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홍진영 씨는 마치 수술 중에도 무리하게 스케줄을 강요한 것과 같이 주장하고 있지만, 회사는 홍진영으로부터 당일 오후에 잡혀 있는 스케줄을 진행 못 하겠다는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통보 받았을 뿐이며, 수술과 관련한 어떤 이야기도 들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더해 "홍진영 씨는 이틀 후에 동남아 여행을 가는 등 회사가 홍진영 씨의 건강 이상을 염려할 만한 그 어떤 징후도 보인 바가 없다"고 맞섰다.

◇ 정산·계약에 문제 있었나

홍진영(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홍진영은 "제가 모르는 광고주와의 이면 계약,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매달 수수료 명목으로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천만 원 빠져나간 것으로 의심되는 불투명한 정산 방식, 제가 원치 않았던 공동사업계약에 대한 체결 강행, 행사 및 광고 수익 정산 다수 누락 등으로 고민 끝에 소속사에 전속 계약 해지 통지서를 전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 식구라 철석같이 믿으며 일 해왔던 그동안의 시간이 시간인 만큼 오해가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지막까지 진실한 설명과 반성을 기대했고 끝까지 믿고 싶었다. 그렇지만 소속사는 사과 한마디 없이 변명으로만 일관한 채 어떠한 잘못도 시인하지 않았다"면서 "그런 모습을 지켜본 전 도저히 더 이상의 신뢰관계가 유지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법적분쟁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뮤직K는 구체적인 액수까지 제시하며 홍진영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전속계약을 갱신할 때마다 수익분배율을 높여줬고, 그 외의 계약 사항들도 홍진영씨가 원하는 조건에 맞춰서 변경했으며, 홍진영 씨는 지난 5년간 100억 원 이상에 이르는 금액을 정산 받았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12월 두 번째 계약갱신 후 홍진영이 국내 최대 로펌 두 곳을 선임해 계약기간 동안 제3자와 사이에서 체결된 모든 출연계약의 계약서와 그에 따른 정산 증빙자료를 요구했을 당시 관련 자료들을 모두 제공했고, 이후 홍진영이 일부 정산내역 등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서도 소명하고 추가로 요청한 자료 역시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뮤직K는 "광고주와 이면계약을 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이에 대해서도 뮤직K는 법무법인을 통해 성심껏 소명한 바가 있다"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홍진영 씨는 6월 24일 전속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겠다는 통지를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 홍진영, 가족기획사 차리려 했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린 바 있는 홍선영 씨(사진=연합뉴스)
홍진영과 뮤직K가 한 차례씩 입장을 밝힌 뒤 새롭게 수면 위로 떠오른 쟁점은 '홍진영의 1인 기획사 설립설'이다. 지난 주말 홍진영이 예능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한 언니 홍선영 씨를 비롯한 가족들과 1인 기획사를 예정이라는 보도와 홍진영이 뮤직K 측에 '나 없으면 회사는 굶어죽게 되니 계약 해지 후 일감을 가져오면 건바이건으로 수익을 배분해주겠다'는 제안을 했었다는 보도 등이 줄줄이 이어져 관심을 모았다.

이에 홍진영은 26일 인스타그램에 두 번째 입장문을 올려 각종 의혹을 반박했다. 그는 "제가 그 동안 얼마를 벌었다느니 제가 가족들과 사업을 하려고 본 계약을 해지하려 한다는 등과 같이, 본질과 거리가 있는 이야기들, 나아가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로 문제를 호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너무 황당하고 기가 막힌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오랜 세월 함께 해 온 회사라 법적인 조치까지는 가고 싶지 않아 마지막까지 원만하게 해결을 해 보려 했는데, 그래서 저의 변호사를 통해 상대방 변호사인 로펌 세종과 협의를 했던 것인데, 이제 그 내용마저 왜곡을 하고 있다"며 "제가 가족과 기획사를 차리려 했다거나, 언니의 전속계약을 추진했다거나 회사가 굶어 죽을 것이라 말했다는 등의 이야기는 명백히 사실무근임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홍진영은 뮤직K가 특정 매체들과 짜고 '언론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자신들과 친분이 있는 언론을 이용하여 저를 상처 낼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면서 "뮤직K 측에서 계속 이런 식으로 언론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면 저와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책임을 물을 것임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가족 소속사'와 같은 허위사실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한 법적 절차를 검토 중이며, 향후에도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뮤직K 측은 홍진영의 두 번째 입장문 내용과 관련해서는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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