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젊은이들로 넘쳐났던 서울 종로구의 대형 이자카야(일본식 주점) C사가 최근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나름 유서깊은 곳이다.
인근 부동산은 "건물 소유주는 1~4층 규모로 운영됐던 주점이 건물에서 빠지자 통째로 임대를 내놓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불매운동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일본 식당과 일본식 주점은 성황을 이뤘다. 트렌디한 인테리어에 전문성과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일본 현지 분위기를 최대한 살린 덕분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8천657개였던 일식 음식점업 사업체 숫자는 지난해 1만 39개로 약 16% 증가했다. 중식 음식점업, 서양식 음식점업이 같은 기간 동안 5.5%, 0.8% 늘어난데 비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근 3년 간 얼마나 일본 음식의 인기가 높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불매운동이 시작되자 순식간에 이 모든 장점들이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일본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식재료, 맥주 등을 국산으로 바꾸고 불매운동을 선언했지만 효과적인 타개책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일본'에 광범위한 거부감이 생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실제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매출 감소를 한탄하는 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매출의 1/3이 감소했다는 점주부터, 70% 이상 떨어졌다고 전한 점주들도 있었다. 여름 휴가철과 불매운동이 겹쳐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한 이자카야 점주는 "이참에 문닫고 2주 쉬어간다. 불매운동 현수막까지 걸었지만 똑같더라. (불매운동이) 오래 갈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하나 깊은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서울에서 이자카야를 운영중인 또 다른 점주는 "안주는 거의 포장마차랑 비슷하긴한데 외관 때문인지 이번 불매운동으로 이렇게까지 타격을 입을 줄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