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 왕도 '함안 가야리 유적' 국가 사적된다

5~6세기 토성·목책·건물지 등 확인
아라가야 지배층 생활유적으로 역사적 보존가치 높아

함안 가야리 유적(사진=경남도청 제공)
경상남도는 함안군 가야읍 '함안 가야리 유적'이 문화재청 심의를 통과해 국가 사적으로 지정 예고됐다고 26일 밝혔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가야시대 지배층의 생활 유적으로, 남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신음천과 광정천이 합류하는 일대의 45~54m 구릉에 위치해 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4월 경작지 조성 중 흙 성벽 일부가 우연히 발견되자 발굴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축조된 토성과 목책, 건물지 등이 확인됐다.

특히, 건물지 안에 쇠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비늘 갑옷 등이 출토돼 이곳이 군사적 성격의 시설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잔존 상태가 좋을뿐만 아니라 주변 유적과 연계된 경관이 잘 보존돼 있어 고대 가야 중심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함안 가야리 유적(사진=경남도청 제공)
최근 발굴조사를 통해 구릉 북쪽의 가장자리에서 토성과 고상건물(高床建物), 망루(望樓) 등이 확인됐으며,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에 조성돼 6세기 멸망 때까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 유적은 조선시대 함안지리지인 함주지(咸州誌, 1587년 편찬) 등 각종 고문헌에 '가야국의 옛 도읍터' 또는 '옛 나라의 터(古國墟, 古國遺址)'로 기록돼 있다.

남문외(南門外), 대문천(大門川) 등 왕성, 왕궁 관련의 지명이 아직 남아 있어 그동안 '아라가야 왕궁지'로 전해져 온 곳이다.

주변에는 아라가야 최대 고분군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과 남문외 고분군(경상남도 기념물 제226호), 가야 최대 규모의 굴립주건물(掘立柱建物)인 '당산유적' 등 주요 가야 유적들이 불과 1㎞ 남짓한 거리에 분포돼 있다.

이 때문에 가야리 유적을 포함한 가야읍 일대가 아라가야의 왕도였음을 잘 보여준다.

함안 가야리 유적(사진=경남도청 제공)
앞으로 30일 간의 예고를 거쳐 국가 사적 지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지정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류명현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함안 가야리 유적의 국가 사적 지정 예고는 가야사 연구복원이 국정과제로 채택된 이후 창녕 계성고분군에 이은 두 번째의 쾌거"라고 말했다.

현재 도는 김해 원지리 고분군, 함안 남문외 고분군, 창녕 영산고분군, 합천 삼가고분군, 합천 성산토성 등 주요 도 지정문화재의 국가 사적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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