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처남, 주식 200배 비싸게 산 까닭은?

조국 '펀드 기부' 의사 밝혔지만…여전한 의혹들
2017년 민정수석 취임 전후 설계된 펀드들
조 후보자 조카, 처남 등이 여전히 보유
업계에선 코링크PE '수상한 테마주 투자' 지적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처남이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주식을 시세보다 200배 비싸게 산 배경이 의혹을 규명할 핵심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 후보의 처남 정씨는 2017년 3월 코링크 주식 250주를 5억원에 구매했는데, 1주당 200만원씩을 주고 산 셈이다. 이는 당시 액면가가 1주당 1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반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거래형태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CBS노컷뉴스가 25일 확보한 코링크PE의 주주변동 내역에 따르면, 2017년 3월부터 8월 사이 이상훈 코링크PE 대표와 조 후보의 처남 정모씨는 코링크PE에 총 6억5000여만원을 집어넣는다. 2016년 3월 설립 당시 자본금 2억5000만원짜리였던 회사에 1년 만에 초기자본금의 3배에 달하는 돈을 넣은 것이다.

둘 중에서도 5억원을 투자한 정씨가 가장 많은 돈을 투자했다. 정씨는 코링크PE엔 5억원을 넣고, 이 회사가 운용하는 블루코어밸류업1호 펀드에는 자신의 두 자녀와 함께 3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정경심 교수와 딸·아들이 총 10억5000만원을 투자한 그 펀드다.

특히 정씨는 코링크PE에 투자하기 2주 전 정경심 교수에게 3억원을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코링크PE 투자금 5억원의 출처도 조 후보자 측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코링크PE 실소유주가 조 후보자의 5촌 조카 조씨라는 의혹이 자유한국당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부인 정씨 등 조 후보자 가족이 코링크PE까지 장악했던 것 아니냐는 추가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코링크PE의 지분이 조카 조씨의 측근으로 보이는 인물들에게 배분됐고, 처남 정씨마저 거액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 측은 조씨가 이 대표를 소개해 배우자와 딸·아들이 투자를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 외에도 조씨와 과거 같은 카지노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박모씨가 현재도 코링크PE 주식을 4%대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이 대표와 함께 코링크PE 이사인 이모씨는 코링크PE가 처음 투자했던 포스링크 출신으로, 조씨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출신들이 설립했던 코링크PE에 조씨의 인맥들과 정씨의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간 시점은 2017년 3월이다. 이 대표가 최대주주를 제외한 기존 임원들의 코링크PE 주식을 인수해 지분 10%를 가진 2대주주가 되고, 대표직에 앉는다.

처남 정씨도 2017년 3월 9일 코링크PE 주식 250주를 유상증자로 배정받는다. 1주당 액면·발행가액이 1만원이던 주식을 무려 200만원을 주고 사게 되면서 약 5억원을 코링크PE에 투자한다. 그 해 8월에는 이 대표가 정씨와 비슷한 방식으로 1주에 218만원을 주고 상환전환우선주 50주를 유상증자로 취득한다. 역시 1억900만원을 투자한 셈이다.


기존 최대주주 김모씨는 2018년 말 이 대표에게 지분을 모두 넘기고 코링크PE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장부상 주식 비중으로는 이 대표가 최대주주이고 정씨는 0.99%만을 보유한 소액주주다. 그러나 실제 자본은 정씨가 이 대표보다 두 배 이상 많이 투입한 구조다.

PEF 업계의 한 전문가는 "정씨는 코링크PE가 운용 중인 펀드에 투자자(LP)로 들어가 있으면서 GP회사에도 몸을 담은 것이어서 원래는 불법"이라며 "이를 감추기 위해 단순 소액주주로 위장한 것으로 보이는데, 지분비율이 아니라 '실 투자금' 대비 배분 등을 규정한 이면계약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당국에 GP등록이 된 회사를 이씨와 정씨가 인수한 모양새"라며 "기존 최대주주는 외관을 갖춰놓은 회사를 팔아 자금회수(엑시트)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련의 과정이 진행된 2017년 3월~8월사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인용 결정이 있었고, 같은해 5월 조기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됐다. 그리고 조 후보자는 곧바로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됐다.

조 후보자의 공직 진출이 유력하게 거론되던 상황에서 펀드회사의 지분 재편이 이뤄졌고, 새롭게 두 펀드가 설계돼 실제 투자활동을 벌였다.

코링크PE가 운용 중인 4개의 펀드 중 '그린코어밸류업1호'는 7월,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1호'(이하 배터리코어펀드)는 10월에 각각 출범했다.

특히 배터리코어펀드는 원래 교육사업을 하던 코스닥 상장사 에이원앤을 인수해 더블유에프엠(WFM)으로 회사명을 바꾸고 2차전지 음극재 사업을 추진한다. 코스닥 시장에서 흔히 '테마주'로 한탕을 노리는 종목들이 보이는 모습이다.

현재 더블유에프엠은 코링크PE와 배터리코어펀드가 각각 따로 지분을 갖고 있다. 여기에 더블유에프엠은 지난해 '증여'라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주식 110만주(약 53억3500만원)를 코링크PE에 줬다. 표면상 대주주가 아닌 실질 대주주가 소유할 수 있는 이면합의 등이 존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 후보자는 지난 23일 가족들이 보유 중인 블루코어밸류업1호의 지분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우자와 자녀 명의의 펀드를 기부하더라도 코링크PE 실소유주 문제가 소명되지 않는 한, 다른 펀드에서의 편법·탈법적 재산증식에 대한 의혹이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법 전문 변호사는 "돈에 꼬리표가 없으니 정씨가 코링크PE에 투자한 5억원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처남 정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펀드가 조 후보자의 공직 임명을 전후로 불공정거래 소지가 높아 보이는 거래를 한 점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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