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母子' 약물 흔적 없어, 사인불명 중 '아사' 가능성 커

국과수 "뚜렷한 질병이나 손상 발견 못 해"
경찰 "부검 감정·현장감식·주변 탐문 결과 특이점 없어 내사 종결"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근처에 아사 추정 탈북민 모자를 위한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이 분향소는 북한인권단체총연합 등 탈북민 단체와 북한인권단체 회원들이 세웠다. 박종민기자/자료사진
10년 전 탈북해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다가 숨진 지 수개월 만에 발견된 40대 여성과 여섯 살배기 아들의 부검 결과 약물이나 신체 손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부패가 심해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지만 약물이나 외부 충격 등의 흔적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아사'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모(41)씨와 그의 아들 김모(6)군의 부검 결과 둘 모두 '사인 불명'으로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고도의 부패변성이 진행돼 제약이 있으나 확인 가능한 범위 내에서 뚜렷한 질병이나 손상을 보지 못했다"며 "둘 다 사인 불명이며 특기할 약물이나 독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부검 감정 결과를 보내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부검 감정 결과와 현장감식, 주변 탐문결과 등에서 특이사항이 없어 내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례 절차는 관악구청에서 통일부 등과 협의해 진행된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31일 발견 당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수도 계량기를 확인하러 간 수도 검침원이 "악취가 난다"고 관리사무소에 얘기하면서 발견됐다.

한씨는 10년 전 탈북해 중국인 남편과 경남 통영, 중국 등을 전전하다가 아들과 둘이 올 초부터 관악구 임대아파트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발견 당시 집 안에 먹을 것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아사'(餓死)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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