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이번 결정이 한미동맹의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한미동맹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지금보다 더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22일(현지시간) 데이브 이스트번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와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에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같은 날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실망스럽다"고 언급했다.
전날 청와대 관계자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미국도 이해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 이후 미국의 우려 표명이 나오면서 한미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차장은 "정부는 각급에서 미국과 긴밀히 소통 협의하면서 우리의 입장을 설명했다"며 "미국 백악관 NSC와 매일 실시간 소통했고, 7월24일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서울을 방문했을 때도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양국 NSC간에 이 문제로 7~8월달만 해도 총 9번의 유선 협의가 있었다"며 "미측이 우리에게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희망대로 안 됐기 때문에 실망했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는 국익과 제반사안을 고려해서 미측에 설명해 나갈 것"이라며 "중요한 포인트는 이번 기회에 한미동맹 관계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킬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결국 "미국이 이해했다"는 표현의 정의(定義)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지소미아 종료를 놓고 한미간 의사소통 부재 논란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한일 관계로 한미동맹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했다"며 "상황이 악화되거나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대해 일본쪽으로부터 반응이 없다면 지소미아 종료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또 "제가 백악관에 가서 상대방을 만났을 때도 이 포인트를 강조했다"며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한일간 지소미아 때문에 한미 동맹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도 이해했다"는 전날 청와대 관계자의 표현은 일본이 외교적 해결에 호응하지 않으면 지소미아를 종료시킬 수밖에 없다는 우리 입장을 그동안 충분히 설명했기 때문에 한일갈등 상황에 대한 미국의 이해를 언급한 것이지 지소미아 종료 자체를 미국이 이해했다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