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후보자 딸, 왜 고려대였을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의 성공적인 입시는 치밀한 스펙 쌓기와 함께 특목고 학생들에게 더 넓은 입학 기회를 제공했던 대학과 무관치 않다.

교육부 통계를 보면 조씨가 고려대학교에 입학했던 2010학년도 대학 신입생 35만8295명 가운데 특목고 출신은 4.1%인 1만4539명이었다. 그런데 이 특목고 출신 신입생의 68.2%가 서울 등 수도권 대학에 진학했다. 또 특목고 중 외고·국제고 출신은 79.5%가 수도권 대학 입학에 성공했다. 평범한 수험생에게는 '인서울'도 쉽지 않은 과제라는 점과 비교하면 특목고에 입학해 공부하는 것은 대입의 지름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대학별로 구분해보면 특목고 출신의 성공담은 더욱 두드러진다. 2010학년도 연세대학교의 경우 전체 신입생 중 21.2%인 825명이 외고·국제고 출신이었다. 조씨의 모교인 고려대는 신입생의 17.9%인 744명이 외고·국제고 출신 학생이었다. 서울대는 신입생 중 9.7%인 319명이 외고·국제고 출신으로 연고대 보다는 다소 낮았는데 지역균형선발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3학년도 통계를 보면 특목고 선호는 더욱 확대된다. 서울대는 특목고 출신 신입생이 900명으로 전체 신입생의 26.3%를 차지했다. 연세대는 정원의 26.4%인 1027명을 특목고에서 선발했고, 고려대는 19.4%인 839명이 신입생이 특목고 출신이었다. 대략 다섯명 중 한 명, 많으면 네 명 중 한 명이 특목고 출신인 셈이다.

이처럼 특목고 학생들이 대학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 주요 대학들이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운영하면서 일반고에 비해 특목고 학생들을 우대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고려대 등을 상대로 관련 소송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조국 후보의 딸도 특목고 출신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고려대에 입학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에서 고교를 다니다 2007년 한영외고에 입학한 조씨는 1단계는 어학 40%와 학생생활기록부 60%, 2단계는 1단계 성적과 면접 30%로 평가하는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고려대에 합격했다. 외국에서 생활해본 경험이 있는 특목고 학생들에게 이같은 방식의 입시전략은 당시 드물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보면 자신의 스펙과 특목고 출신들에게만 넓게 열려있는 대입 관문이 조씨의 성공적인 입시를 보증한 것이다.

다만 이미 알려진 것처럼 조 후보자는 과거 특목고에 대해 꽤 비판적이었다. 조 후보자는 딸이 한영외고에 입학했던 2007년 한 신문 칼럼에서 "유명 특목고는 비평준화 시절 입시 명문 고교의 기능을 하고 있으며 초등학생을 위한 특목고 대비 학원이 성황이다"며 "이런 사교육의 혜택은 대부분 상위계층에 속하는 학생들이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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