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개꼬리는 3년을 두어도 황모가 못 된다고, 역시 폼페이오는 갈데 올데 없는 미국 외교의 독초이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8월 21일 폼페이오가 인터뷰에서 북조선이 비핵화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유지하면서 비핵화가 옳은 길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망발을 줴쳐댔다"고 언급했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1일(현지시각) '워싱턴 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이행할 것이라는 데 희망적이지만, 그러지 않을 경우에 우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계속 유지할 것이다"고 밝힌 것을 뜻한다.
그러면서 "조미대화(북미대화)가 물망에 오르는 때에 미국 협상팀을 지휘한다는 그의 입에서 망발이 거듭 나오는 것은 무심히 스쳐보낼 일이 아니다"며 "폼페이오가 인간의 초보적인 의리도, 외교수장으로서의 체면도 다 줴버리고 우리에 대한 악설을 쏟아낸 이상 그와 같은 수준에서 맞대응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 외무상은 "평양을 여러 차례 방문하며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의 접견을 받고 비핵화를 애걸하며 새로운 조미관계 수립을 외워대던 그 폼페이오가 맞는가"며 "족제비도 낯짝이 있다는데 어떻게 이런 망발을 뇌까리는지 뻔뻔스럽고, 이런 사람과 마주앉아 무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지 실망감만 더해줄 뿐이다"며 원색적인 언사로 비난했다.
이와 함께 "조선반도(한반도)의 핵문제를 산생시키고 해결을 어렵게 하는 장본인이 미국이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고 미국은 6.12조미공동성명(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후에도 전쟁연습(한미연합훈련)과 전략자산으로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폼페이오가 사실을 오도하며 제재 타령을 또다시 늘어놓은 것을 보면, 이성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판단이 결여돼 있고 조미협상의 앞길에 어두운 그늘만 던지는 훼방꾼이 분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리 외무상은 "우리는 미국 측에 알아들으리만큼 설명도 했고, 최대의 인내심을 베풀어 시간도 주었다"며 "하지만 미국이 제재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허황된 꿈을 꾼다면 저 혼자 실컷 꾸게 내버려두든지, 아니면 그 꿈을 깨버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리 외무상은 "미국이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 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다"며 "그렇다면 우리는 미국의 가장 큰 '위협'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며, 미국으로 하여금 비핵화를 위해 그들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가를 반드시 깨닫도록 해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 다소 '급'이 낮은 담화를 통해 미국에 대한 비난을 한 것과는 다르게, 리용호 외무상 명의의 직접 담화로 수위를 격상해 강도를 높인 것이다.
또한 북한이 최근에는 미국을 비난하더라도 절제된 언사를 사용했던 것과 다르게, 극히 이례적으로 미국을 향해 국무장관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노골적인 비난과 원색적 언사를 동원했기 때문에 북미실무협상을 앞두고 그 의도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