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후보자 측은 딸 조모씨가 논문에 등재된 이유로 그해 8월 초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학회에 참가했고, 영어로 발표하는 등의 공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회가 개최되기 이전인 7월에 등재된 논문 초록에는 이미 조씨의 이름이 기재돼 있었다.
결국 학회 참가나 영어 발표와는 상관없이 조씨의 이름이 논문에 있었다는 얘기다. 순서가 뒤바뀐 수상쩍은 논문 등재 시점에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공주대와 야권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딸 조모씨는 지난 2009년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3주가량 단기 인턴십을 했다. 당시 담당교수에게 직접 조씨가 메일을 보내 신청을 했고, 면접날 조씨의 어머니(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경심씨가 함께 왔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제기됐다. 정씨와 해당교수는 서울대 입학 동기로 알려졌다.
조씨는 인턴십을 통해 석사과정 대학원생이 제1저자로 작성한 논문에 제3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조씨가 짧은 인턴십 과정으로 논문에 이름을 올린 것을 두고 특혜 의혹이 일었다.
이에 조 후보자 측은 "후보자의 딸은 2009년 8월(2~8일)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학회에 참가했고 영어로 발표하는 등 적극 활동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학회 초록집에 따르면 조씨는 이미 제3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학회 참가나 영어 발표와는 관계없이 이미 등재가 됐었다는 얘기다.
학회 초록집은 학회가 열리기 전 간단한 논문 소개를 모아두는 책자다. 해당 국제학회(조류학회, Phycological) 초록집에는 436개의 논문 초록이 등재됐으며, 2009년 7월 편집본이라고 명시돼있다.
초록은 학회가 열리기 통상 한달 전 제출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초록집을 편집하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초록집이 7월에 편집됐다면 6월 말이나 7월 초 초록 접수가 마감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조씨가 7월 중순부터 인턴십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논문 기여를 떠나 제3저자 등재를 사실상 '예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공주대 측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조씨가 인턴십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논문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아직 파악이 안됐다"며 "조만간 윤리위원회 등을 열어 파악을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조씨의 논문 등재 외에도 일본에서 열린 국제학회에서 조씨가 발표를 맡은 것도 의문을 자아내는 상황이다.
초록집에 따르면 제1저자는 석사과정 대학원생인 최모씨로 되어 있다. 최모씨 이름에는 밑줄이 그어있다. 이는 곧 발표자라는 뜻이다.
박사과정을 마친 한 이공계 연구원은 통화에서 "통상 학회에서 제1저자가 발표를 맡고 이를 presenting author(발표자)라고 부른다"며 "제1저자가 자리를 비우는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제3저자가 발표를 맡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랜 기간 공들여 쓴 논문에 제3자가 이름을 얹고 발표까지 나선 것은 연구를 맡은 대학원생의 입장에서 상실감이 컸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의혹에 조 후보자 청문회 준비단은 통화에서 "(논문 사전 이름 등재는) 추측성 의혹으로 후보자 딸은 충분히 기여했다"며 "이름을 올린 것도 논문이 아니라 학회 발표 요지록"이라고 말했다. 정식 논문 초록이 아니라 학회 발표를 위해 쓴 연구 요약문이라는 해명이다.
하지만 해당 논문 초록은 2009년 7월 해외 조류학 저널에 등재된 것으로 파악됐다. 초록에는 여전히 조씨가 제3저자로 등록돼 있다. 이와 관련 조 후보자 측은 "등재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