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경남 양산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이 있는 의과대학 건물에서 만난 학생들은 학내 분위기를 묻는 말에 대부분 손사래를 치며 언급을 피했다.
수업 중 잠시 강의실 밖으로 나온 한 남학생은 "현재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본과 1~2학년이고, 의전원생은 국가고시 준비나 인턴실습 등으로 대부분 학교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한 뒤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이 학교 의전원은 지난 2017년부터 의과대학으로 학제를 변경해 입학생을 뽑지 않았다.
건물 복도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던 한 의대 본과 2학년생은 "그 분(조 후보자 딸)과 접점이 없어 별생각은 없지만, 모르는 사람 때문에 부산대 의대가 싸잡아 욕먹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의전원에 입학할 때 부정이 있었다는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기준에 미달해 유급을 당한 건 오히려 시스템이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뜻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본과 2학년생은 "학생 일부는 식사 자리에서 그런 특혜(장학금)를 받은 것은 좀 아니지 않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대부분 시험기간이라 바빠 큰 관심은 두지 않고 있다"며 학내 분위기를 설명했다.
다만 "개인적으로 봤을 때 특혜를 준 게 맞는 것 같은데, 보통 고위직 자녀들이 알게 모르게 특혜를 받는 경우가 많으니까 또 그랬나보다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자신을 조모씨와 가끔 안부를 묻는 의전원 동기라고 밝힌 네티즌이 "조씨가 안쓰럽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네티즌은 "의전원에는 성적장학금이 아닌 장학금도 많다"면서, "어느 동아리는 선배들이 회장과 총무에게 50~100만원씩 금일봉을 주기도 하고, 어느 동문회는 그 고등학교 출신이면 그냥 장학금을 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의전원 건물에서 100여m 거리에 있는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중앙진료동 4층 모암홀 옆 복도 '갤러리 피누인'에는 조 후보자의 모친인 웅동학원 박정숙 이사장이 기증한 그림 3점이 걸려 있다.
그림 옆 벽면에는 '1961년 부산대 간호대를 졸업하고 화가로 활동해 온 박 이사장이 본교 개교 70주년을 맞아 축하의 뜻으로 작품을 기증한다'는 문구가 써있다.
양산부산대병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병원 측은 지난 2015년 10월 7일 이 갤러리를 마련하고 오픈 행사를 했다.
당시는 조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전원 입학 첫 학기에서 낙제점을 받아 유급을 당한 뒤 휴학계를 냈을 때다.
이들이 만난 다음 학기인 2016년 1학기에 조 후보자 딸은 복학해 노 원장의 개인 장학재단에서 지급하는 장학금을 받았다.
이에 대해 노 원장은 22일 입장문을 통해 "당시 축사와 기증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을 뿐 장학금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면서, "그림을 기증받고 그 대가로 장학금을 줬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억지 추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