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우리 사회의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세요.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손 변호사님이라도 좀 좋은 뉴스를 가져오셨어야 되는데.
◆ 손수호> 그럴 리가 없죠.
◇ 김현정> 오늘 주제는 기부금 사기사건?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손 탐정님은 어디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곳 있습니까?
◆ 손수호> 저도 있어요.
◇ 김현정>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어디다 돈 쓰는지 알고 하시는 거예요?
◆ 손수호> 저는 대체로 그런 편입니다. 많지 않으니까. 김현정 PD는 어떻습니까?
◇ 김현정> 저도 몇 군데 해요. 그런데 저는 어디다가 어떻게 쓰는지까지는 사실 막연하게 밖에 몰랐던 것 같아요.
◆ 손수호> 그런데 단체별로 꼼꼼히 사용 내역 정리해서 매월 또는 분기별, 반기별 또 연간. 이렇게 통계를 보내주는 곳도 있고 또 좀 대충 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있는 곳도 있어요.
◇ 김현정> 또 우편물이 와도 대충 보고 그냥 버리시는 분들도 계시고.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다는 아니에요. 일부 몰지각한 단체들에서 기부금 횡령을 하고 혹은 그걸 넘어서서 아예 작정하고 기부금 사기를 치는 사건들이 꽤 많다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최근에 해외 토픽 하나가 굉장히 큰 화제를 모았죠. 미국의 20대 부부가 자신들의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사망했다면서 장례비용을 모금했어요. 알고 보니까 그게 다 거짓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아기가 숨지지 않았는데 거짓말한 거예요?
◆ 손수호> 아예 임신한 적도 없죠. 그런데도 임신부터 출산까지 전 과정을 SNS에 올렸어요. 그래서 대중과 공유했습니다. 심지어 임신 축하 파티를 열고 태아의 초음파 사진까지 올려서 관심을 샀는데요.
◆ 손수호> 그리고 아들이 태어났다는 소식을 공개한 다음에 얼마 후 갑자기 아이가 폐질환으로 사망했다고 밝힙니다. 그러면서 장례식 비용 필요하고 또 추모 공간 마련에 필요하다면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서 모금을 시작하는데요. 이때 아이의 사망 직전 모습이라면서 사진도 올렸어요.
◇ 김현정> 그 사진은 누구 거예요? 임신도 안 했다면서.
◆ 손수호> 자기 실제 아이 사진이 아닌 거죠, 다.
◇ 김현정> 다 가짜?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들 부부 아이가 아닌 건 당연하고요. 심지어 아예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이에요?
◆ 손수호> 그 사진 자체가 사람의 사진이 아니었어요. 인형의 사진이었어요.
◇ 김현정> 대담하네요, 사기 행각을 벌여도.
◆ 손수호> 이렇게 모금한 돈이 크지는 않아요. 550달러니까 우리 돈으로 70만 원이 채 안 되거든요. 하지만 사기죄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 김현정>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들통이 났으니까 다행이지만 좋은 뜻으로 기부한 그 사람들한테는 상처 아닙니까?
◆ 손수호> 그럼요. 대부분의 사기 범죄는요. 쉽게 돈을 벌고 싶어하는 그런 욕심, 욕망을 이용하고 그러한 허점을 파고듭니다. 그런데 기부금품 모집 사기는 약간 달라요. 즉 다른 사람의 착한 마음, 선한 마음을 악용하는 건데요. 그래서 사회적 해악이 굉장히 큽니다. 특히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기부금을 모집하는 단체의 운영을 굉장히 힘들게 하고요. 또 기부 문화 또 기부 심리를 위축시키기 때문에 폐해가 큰데요. 대표적인 우리나라 국내 기부금 사기 사건으로 ‘새희망씨앗 사건’이 있죠.
◇ 김현정> 새희망씨앗 사건. 몇 년 전에 떠들썩했었고 저는 이걸 제보한 분을 인터뷰했던 기억도 나요.
◆ 손수호> 그렇죠. 불우아동 지원 명목으로 기부금을 모금해서 자신들이 대부분 다 가로채간 사건이죠. 올해 5월에 이 주범들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됐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사기 친 거였죠, 그때?
◆ 손수호> 2014년 2월이었는데 우선 주식회사 새희망씨앗을 세웁니다. 그리고 11월에는요. 사단법인 새희망씨앗을 설립합니다. 그런데 이 둘이 법적으로 볼 때는 별개잖아요. 실질적으로는 직원이 동일했고 사무실도 같았어요.
◇ 김현정> 그러면 사단법인으로 기부금 받아서 주식회사로 옮긴 거예요?
◆ 손수호> 그런 거죠. 사단법인을 통해서 기부금품 모아서 이 주식회사와 정상적인 거래를 한 것처럼 꾸며서 돈을 이동시킨 겁니다. 우선 기부금 모집부터 보면 굉장히 치밀했어요. 전국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후원자를 모았는데 우선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히딩크 전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독이 주최한 공익 행사에 참가하고.
◇ 김현정> 공익 행사에 참가하고?
◆ 손수호> 네. 사전 작업이죠. 또 연예인 홍보 대사까지 위촉을 하고. 이렇게 해서 결국 2015년에는요. 서울시의 추천을 받아서 지정 기부금 단체로 등재가 됩니다. 결국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할 수 있게 된 건데요. 그리고 그 후에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 기부금을 받기 위해서 주무관청을 서울시에서 여성가족부로 바꿔달라라는 요청을 하고 또 승낙을 받습니다.
◆ 손수호> 내세운 명분은 굉장히 좋았어요. ‘형편이 좋지 않은 아동과 1:1로 연결해 준다. 그리고 후원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한다.’ 그러니까 내가 낸 후원금이 누구에게 얼마가 가고 그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거예요.
◇ 김현정> 투명하게 알려주겠다.
◆ 손수호> 좋은 거죠. 그래서 기부금 영수증 발행해 주는 것 외에 나눔교육카드라는 걸 만들어서 발급해 줬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이 카드에 있는 회원 번호를 입력을 하면 자기가 후원하는 아이들에 대해서 직접 확인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 김현정> 이 아이를 책임지고 돕는다라는 생각을 회원들이 가질 수 있도록요?
◆ 손수호> 네. 이런 방식으로 3년 동안 회원 5만 명을 모집했고요. 기부금 무려 127억 원을 받았습니다. 물론 실제로 이 돈을 좋은 일에 썼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2017년 서울경찰청에 제보가 들어옵니다. 지능범죄수사대에 제보가 들어왔는데요. ‘새희망씨앗의 기부는 진짜 기부가 아니다. 교육 콘텐츠를 구입한 거다.’
◇ 김현정> 이게 무슨 말이죠?
◆ 손수호> 사단법인, 주식회사 두 회사가 있잖아요. 그래서 사단법인 이름으로 기부금을 모았는데 실제로는 이게 후원이 아니고 후원자들이 주식회사로부터 교육 콘텐츠를 구입한 걸로 처리했다는 거예요. 즉 후원자는 기부금을 냈다고 생각을 했지만 실제로는 그게 아니라 주식회사로부터 교육 콘텐츠를 구입한 거라는 거죠. 즉 3년 동안 127억을 모았는데 결국 복지 사업에 쓴 돈은 불과 2억 원에 불과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렇게 주식회사로부터 교육 콘텐츠 산 걸로 기부금을 처리해버린 이유는 뭐예요? 그래야 그 돈을 자유롭게 쓸 수 있으니까?
◆ 손수호> 그럼요.
◇ 김현정> 이게 사단법인으로 들어온 기부금이 되면 자유롭게 자신들이 빼돌릴 수 없으니까.
◆ 손수호> 네. 애초에 기부금을 모금한다고 했지만 알고 보면 교육 콘텐츠 구입으로 다 됐던 거죠. 거짓으로 처리한 거죠.
◇ 김현정> 그러면 복지 사업에 정말 제대로 쓴 돈은 얼마예요.
◆ 손수호> 조금 전에 2억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 그 2억도 상당한 뻥튀기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왜냐하면 이것도 이 대표 유 모씨의 친척이 운영하는 업체로부터 물품을 또 구입했어요. 그래서 복지 시설에 그 물건을 전달한 것뿐이거든요. 게다가 그것도 굉장히 부풀린 거래였습니다. 결국 후원자들에게 보여주고 속이기 위한 그런 작전이었어요. 전면에 내세웠던 1:1 후원 아동들에게는 놀랍게도 한 푼도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한 푼도요?
◆ 손수호> 한 푼도.
◇ 김현정> 와, 진짜 해도해도 너무하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러면 나머지 돈은 어디에 썼느냐? 대표와 직원들이요. 비싼 수입 승용차를 구입하고요. 또 해외 골프 여행, 요트 파티를 즐기는 데 탕진했죠. 게다가 기부금 모을 때 특이하게도 신용카드 결제를 유도했어요.
◇ 김현정> 왜요?
◆ 손수호> 일단 이 신용카드 결제라는 게요. 심리적인 장벽을 좀 낮게 만드는 그런 효과도 있죠.
◇ 김현정> 현금을 한 번에 내는 게 아니니까 취소하면 될 것 같은.
◆ 손수호> 신용카드 일시 결제도 있고 할부 결제도 있는데 특히 할부 결제를 하면 더더욱 부담은 줄어들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피해자들이 사기라는 걸 다 알게 됐어요.
◇ 김현정> 그러면 신용카드로 몇 개월 할부 이렇게 했으니까 그거 취소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 손수호> 요건을 갖추면 항변권 등을 행사해서 남은 할부 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걸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일단 남은 할부 대금을 다 지급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 손수호> 그렇죠. 그렇게 액수가 소액이면 아예 요건 자체가 안 됩니다.
◇ 김현정> 포기해버리죠, 이런 분들은.
◆ 손수호> 요건 자체도 안 됩니다.
◇ 김현정> 요건도 안 되고.
◆ 손수호> 올해 5월에 대법원에서 대표 유 모 회장 등에게 유죄 판결이 확정됐는데요. 회장은 징역 6년. 핵심 관계자 김 모 씨에게는 징역 1년 6월형이 확정됐습니다. 그런데 더 분노하게 만드는 점이 있어요.
◇ 김현정> 뭡니까?
◆ 손수호> 이 대표가 재판을 받으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니, 이렇게 하는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닌데 왜 우리만 가지고 이러냐?’
◇ 김현정> 왜 새희망씨앗만 가지고 그러는 거야?
◆ 손수호> 그렇습니다. 사실 이 새희망씨앗처럼 후원 대상에게 아예 한 푼도 안 쓴 곳은 그리 많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기부금을 모으면서 내세운 목적 사업에 사용한 돈의 비중이 매우 적은 단체들. 이건 많아요. 물론 기부금 받아서 어디에 얼마를 써야 한다는 직접적인 규정이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만들어진 단체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운영비 지출 비중이 큰 단체가 많죠.
◇ 김현정> 그렇구나.
◆ 손수호> 네, 그래서 오늘은 명백한 사기 사례만 말씀드린 거예요. 미심쩍거나 의심되는 경우 정말 많습니다. 그런 곳은 오늘은 그냥 언급 안 할게요. 특히 신뢰 가는,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영어 이름을 쓰는 단체도 의심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피해 사례들이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그런데 복지 단체나 자선 단체에게만 이런 일이 있는 게 아니에요. 일반적인 시민 단체 형태를 만들어서 기부금을 챙겨가는 경우도 있어서 더 큰 문제가 되죠.
◇ 김현정> 시민 단체가 후원금 같은 거 받잖아요. 받아서 운영하고 그러는 건 맞는 거 아니에요?
◆ 손수호> 그럼요. 잘하는 그런 시민단체 많죠. 하지만 조희팔 사건 아시죠.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사기죠. 2008년에 이 사건이 보도됐어요. 그러자 김 모 씨가 피해 회복, 진실 규명을 하겠다면서 시민 단체를 만듭니다. 그 이름이 바른가정경제실천연합.
◇ 김현정> 조희팔 사건에 대응하자라고 하면서 만든 단체예요?
◆ 손수호> 피해자들의 피해를 회복시켜주겠다라고 하는 거예요. 실제로 피해자들을 가입시켰어요. 그리고 그 후에 ‘조희팔의 은닉 자금 600억에서 700억 정도를 확보했다. 그런데 이걸 찾아오려면 민사 소송을 해야 된다. 여기에 필요한 돈이 있다.’ 사무실 운영비, 활동비, 연수원 건립비, 소송 비용. 이런 게 있다면서요. 기부를 유도합니다. 그런데 기부를 우선적으로 많이 하는 사람에게 선착순으로 소송 명단에 넣어주겠다고 말을 한 거예요. 기부를 해라.
◇ 김현정> 우리 단체에 기부를 많이 한 사람 순서대로 소송자 명단 위쪽에 올려주고, 돈 찾게 되면 먼저 주고. 이런 혜택 주겠다.
◆ 손수호> 기부금 경쟁을 유도해서요. 5000명으로부터 무려 20억 원을 받아 챙깁니다.
◇ 김현정> 조희팔 사건으로 피해 입은 분들한테 또 사기를 친 거네요?
◆ 손수호> 그렇죠. 경찰 조사 결과 당연히 은닉 자금 확보는 거짓이었고요. 소송과 연수원 건립하는 것도 역시나 거짓말이었죠. 이렇게 모은 돈을 다 개인적으로 마구 사용했어요. 그런데 이런 일이 꼭 단체에서만 생기는 것도 아니에요.
◆ 손수호> 네. 이영학 사건 기억하시죠. 어금니 아빠라는 별칭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딸 친구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는데요. 그 전에는 실제로 치아와 뼈를 연결하는 부위에 악성 종양이 자라는 희귀병을 딸과 함께 앓고 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요. 대중의 관심과 응원을 받았어요. 12년 동안 이영학은 딸의 병을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12억 8000만 원을 모금했습니다.
◇ 김현정> 12억 8000만 원.
◆ 손수호> 그런데 그 대부분을 차량 구입 심지어 문신 시술 등 개인적인 목적으로 흥청망청 썼죠.
◇ 김현정> 기억나요. 이거 기억나는데 이렇게 개인이 돈을 모으는 게 합법적입니까? 가능합니까?
◆ 손수호> 일단 현행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보면 1000만 원 이상 기부금 받을 때는요. 모집 사용 계획서를 작성해서 지자체에 등록해야 됩니다.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속임수나 부당한 방법으로 등록하고 기부금 받으면 범죄예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도 있고요. 실제 이영학은 5년 이상 이런 기부금 모금 신고하지 않고 돈을 모은 걸로 드러나기도 했죠.
◇ 김현정> 1000만 원이 기준이면 그러면 이걸로 흥청망청 호화 생활을 하는 건 그 정도 액수는 아니네요.
◆ 손수호> 그래서 쓰는 방식이 단체 설립입니다. 임의 단체는요. 설립자가 관할 세무서에 설립 지원서만 제출하면 쉽게 만들 수가 있어요. 그리고 또 회비나 후원금 규모가 3억 원 미만이면 결산 서류 신고할 의무도 없거든요.
◇ 김현정> 결산 서류 신고 의무도 없고?
◆ 손수호> 이런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서 기부금을 받아챙긴 사람 중에 동물보호단체 ‘가온’ 대표인 서 모 씨가 있었습니다.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통해서 개농장 폐쇄, 동물 구조, 동물 보호 명목으로 1000명으로부터 5개월에 걸쳐 9800만 원 모았는데요. 실제로 동물 치료 같은 동물들을 위해 쓴 건 10%도 안 되는 돈이었어요. 나머지는 개인 계좌로 빼돌려서 생활비, 해외 여행비로 유용을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흉흉한 소문이 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거요?
◆ 손수호> 교도소에서 사기 전과자들이 수형 생활하면서 ‘어떻게 하면 나가면 내가 출소하면 기부금 모아서 한탕할 수 있을까. 최근 유행하는 트렌디한 모금 아이템이 뭔가. 동물 보호냐, 환경 보호냐, 인권 보호냐, 연예인 후원이냐?’ 이런 것들을 정보 교환하고요.
◇ 김현정> 교도소에서요?
◆ 손수호> 출소 후에 실제로 이들끼리 동업 형태로 함께 기부금 사기를 저지른다. 이런 얘기가 많이 돌았죠.
◇ 김현정> 세상에... 아니, 그런데 이 정도로 허술하면 사람 마음만, 착한 마음만 잘 악용하면 한탕 벌여야겠다라는 생각을 범죄자들이 할 만하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구멍이 많이 뚫려 있어요.
◆ 손수호> 그럼요. 이게 우리나라뿐만 아니고 2014년 미국에서도 최악의 비영리단체 50이라는 그런 심층 취재 기사가 있어서 큰 충격을 줬거든요. 이 50개의 비영리단체가 10년 동안 13억 5000불. 우리돈으로 1조 5000억 원.
◇ 김현정> 1조요?
◆ 손수호> 규모가 대단하죠. 이렇게 했는데 우리나라보다 규모가 훨씬 큰 것 같아요. 이런 선한 마음을 악용하는 범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이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고요. 또 새희망씨앗 사건이나 이영학 사건 또 최순실의 공익재단 악용 사례. 이런 게 알려지면서 최근 몇 년 동안에 기부 분위기가 급격하게 얼어붙었어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만 기부하는 게 아니고 나도 여유가 있지는 않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있으니까 돕자라는 마음으로 기부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 김현정> 물론이죠, 물론이죠.
◆ 손수호> 그런데 어렵게 큰 마음먹고 기부한 이런 돈이 엉뚱한 사람 배불리고 있다면 누가 기부하고 싶었겠습니까?
◇ 김현정> 우리가 주의해야 될 것은, 정말 선한 마음으로 조직 만들고 정말 바람직하게 운용하는 기부 단체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선의의 피해를 당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라도 제도적으로 좀 튼튼히 이렇게 악용하는 사람들을 막아야 할 텐데 뭐 방법이 없겠습니까?
◆ 손수호> 그동안은 공개가 의무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일반 기부자가 알기 힘들었는데요. 행정안전부가 작년 연말에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내놨습니다. 모금 내역, 사용 정보에 대한 공개 의무를 강화하는 거예요. 특히 기부자의 알권리로 상당한 부분을 규정했는데요. 기부 단체 일반 현황, 모집 현황, 사용 내역. 이런 것들입니다.
◇ 김현정> 기부자가 알려달라고 하면 알려주는 거예요?
◆ 손수호> 네, 성실하게 알려줘야 한다고 명시를 한 거예요. 청취자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선한 마음에 상처를 입은 분들 많이 있을 겁니다. 또 의심하고 의문 가지시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거예요. 저도 그런데요. 그런데 관심 가지고 보면요. ‘이거 괜찮겠다’는 단체와 아니면 ‘이거 이상한데?’ 이런 단체를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우리의 관심이 필요하다 이 말씀이시군요. 적극적인 기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관심도 가지고 제도적인 정비도 필요하겠다. 여기까지 탐정 손수호, 수고하셨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