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FA) 권리 획득을 앞두고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류현진(32·LA 다저스)의 향후 행보에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2일(한국시간) 류현진이 올해 스토브리그 FA 시장을 흔들어놓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FA 영입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각 구단 주요 관계자들의 평가를 종합했다.
먼저 MLB닷컴은 류현진이 올해 가장 유력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 후보라고 소개했다. 12승3패에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인 평균자책점 1.64 기록을 주목했다.
이어 류현진이 지난해 8월 중순부터 총 32경기에 선발 등판해 16승6패 평균자책점 1.70이라는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고 소개했다. FA 권리를 앞둔 류현진에게는 눈부신 질주이자 완벽한 기간이었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이미 한 차례 FA 권리를 얻었다. LA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이고 연봉 1790만 달러에 1년 계약을 했다.
다저스는 규정상 2년 연속 류현진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할 수 없다. 류현진을 영입하는 팀이 다저스에 드래프트 지명권을 보상할 필요가 없어진다. 류현진은 진정한 FA 권리 획득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평가가 좋다.
내셔널리그 구단의 한 고위 임원은 "류현진은 100마일의 공을 던지거나 삼진을 많이 잡지 않고도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 모든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진다. 우리 팀도 그에게 압도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류현진은 요즘 시대의 투수들과는 다르다. 야구에서 다르다는 것은 곧 강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제구력이 좋고 볼넷을 거의 내주지 않으며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잘 흔든다. 워낙 정교하고 독특하기 때문에 그의 투구를 지켜보는 게 즐겁다"고 덧붙였다.
MLB닷컴은 "류현진은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구종과 좋은 제구력을 갖췄고 구종을 어떻게 섞어 던져야 하는지 아는 투수"라는 아메리칸리그 구단의 한 고위 임원의 평가도 소개했다.
아메리칸리그 구단의 한 단장은 "류현진은 그라운드에서 굉장한 실력을 보여준다. 스트라이크존을 잘 공략하고 범타를 잘 유도해내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FA 시장에서 투수 최대어 평가를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나이가 적잖고 FA 시장에서는 누적된 명성에서 비롯되는 이름값이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라는 게 MLB닷컴의 분석이다.
MLB닷컴은 "구단마다 류현진의 나이를 평가하는 방식이 다를 것이다", "나이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애매한 요소다" 등 구단 관계자들의 여러 의견을 소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류현진이 화려한 기록에 걸맞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며 "만약 포스트시즌 선발투수를 골라야 한다면 류현진보다는 매디슨 범가너와 댈러스 카이클을 선택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MLB닷컴은 올해 성적만 보면 류현진이 FA 투수 최대어로 평가받기에 무리가 없지만 다수의 팀들은 게릿 콜, 범가너, 카이클 등 이름값이 높은 투수를 더 주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를 잘 활용하면 오히려 류현진이 유리한 계약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소개했다.
아메리칸리그 구단의 한 관계자는 "FA 시장에서는 이름값이 높은 투수가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 아마도 류현진은 그들보다 조금은 낮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류현진이 그들보다 앞서 FA 계약을 체결한다면 오히려 더 좋은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름값이 높은 투수들은 장기전으로 갈 것이고 오랜 기다림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