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가 노동건강연대에서 입수한 '서희건설 중대 재해'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2008년~2018년) 동안 중대 재해로 발생한 사망자만 모두 32명으로, 이 중 25명(78.1%)이 추락해 숨졌다.
이는 같은 기간 한 대기업 건설사 사업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 중 추락해 사망한 비율(47.8%)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해당 건설사에서는 최근 10년간 모두 67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32명이 추락사했다. 전체 사망자 수는 서희건설이 낮지만, 정작 추락사 비율은 더 높은 셈이다.
추락 사망사고는 지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2008년 1명, 2009년 7명, 2010년 3명, 2011년 4명, 2012년 1명, 2013년 5명, 2014년 1명, 2015년 1명, 2016년 2명 등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
서희건설 사업장에서 발생한 재해 중 추락을 제외하고도 최근 10년 동안 충돌, 전도, 협착 등의 이유로 해마다 1~2명이 숨졌다.
이런 가운데 불과 6년 전에도 또 다른 '서희 스타힐스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추락 사망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조사 결과 A씨는 보강토 옹벽 공사 중 뒷채움 작업을 진행하다 몸의 중심을 잃고 땅으로 추락했다. 사고 당시 '근로자의 떨어짐 방지'를 위한 안전시설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A씨는 건설장비 설치와 임대를 담당하는 하청업체 직원으로, 해당 하청업체에서 일을 시작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변을 당했다.
속초지역의 서희 스타힐스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무려 3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또' 발생하자, 원청업체 서희건설이 일련의 사고들을 계기로 제대로 된 개선책을 마련해 왔는지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어 "서희건설은 물론 정부 역시 사실상 손을 놓으면서 아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사고가 발생할 경우 원청업체가 책임을 지도록 '기업살인법'을 선언하는 등 정부의 강력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무법인 넥스트 최재원 대표는 "원청업체에서 제대로 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하청 혹은 재하청업체 직원들이 희생되는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죽음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서는 원청에 강력한 책임을 묻는 법적 조치가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서희건설 측은 "몇 년 동안 추락을 포함해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해 저희도 안전펜스 설치 등 많은 보완을 해왔다"며 "그 덕분에 최근 2년 동안 사망사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런데도 또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서희건설 관계자는 "저희도 이번 사고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장비 해체 부분에 대해서도 직접 안전관리소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업무를 확인하는 등 안전관리에 더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