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21일 오전 베이징(北京) 구베이수이전(古北水鎭)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왕이 국무위원은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것은 3국 협력의 정치적 기초이며 이웃 나라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3국 협력의 원동력"이라고 전제한 뒤 "3국이 손을 잡고 다자주의를 제창하고 자유무역을 수호하며 세계 경제 성장을 위한 새로운 원동력을 주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일 외교 장관 회의를 계기로 한일 양국이 양자 회담을 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장심비심(將心比心 자기의 마음을 다른 사람의 마음과 비교하다)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일 양측이 서로 관심사를 배려하고 건설적으로 이견을 해결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왕 국무위원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한·중·일이 한반도의 대화 추세 유지에 노력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 영구적인 평화 체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2020년을 한·중·일 '협력 혁신의 해'로 지정하자고 해서 적극적인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노 외무상은 역사 문제에 대한 언급 없이 3국 협력 강화의 중요성만 언급하면서 한·중·일 공동의 제삼국과 협력, 한·중·일 FTA, RCEP 가속화에 공감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완벽히 이행하는 데 공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3국 외교장관들은 3국 협력이 양자 관계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에 공감대를 나타냈으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회의처럼 한·중·일이 함께 제삼국과 협력하며 올해 말로 예정된 정상회의도 차질없이 준비하기로 했다.
외교 소식통은 "한중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역사를 직시하면서 미래를 지향하자고 말했고 일본 장관은 미래 지향만 언급했다“며 한·중과 일본 사이에 역사의식이 표출된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자 관계가 경색될 때는 한·중·일 3국 프레임으로 해결하자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