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지지층이 민감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데다, 함께 범진보진영으로 분류됐던 정당들 마저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20일 조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신분으로 2주간의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뿐인데 의학 논문에 제1저자로 등록됐다는 내용이 보도되자 당혹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
공식적으로는 이인영 원내대표가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자유한국당이 추측을 소설로 만들어 확증으로 부풀리며 가족에 대한 신상털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확산 자제에 나섰지만 내부적으로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앞서 제기됐던 조 후보자의 일가족이 얽힌 부채, 채권, 부동산 거래 등의 의혹 등은 조 후보자 측과 조 후보자의 동생, 전 제수씨 등이 직접 나서서 사실관계를 밝히며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딸 문제는 공정함에 민감해진 국민 정서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종 포털사이트나 SNS에는 이번 논란으로 인해 박탈감을 느낀 젊은 층의 비난 글이 쇄도했다.
제1저자 등록과 관련한 조 후보자의 개입여부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자신을 조 후보자의 딸과 같이 20대라고 밝힌 작성자들의 원성은 쉽게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정입학 사실이 밝혀지며 입학 취소를 당한 최순실의 딸 정유라와 비교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조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직접 해명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할 뿐 비난 여론의 빠른 확산에 대한 직접 대응에는 선뜻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전날 오전 회의까지 열며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에 적극 대응하자고 입을 모았던 민주당 법사위원들도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불협화음을 우려해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개별적인 우려는 친문, 비문을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친문진영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조 후보자의 표현처럼 이번 논란이 국민 정서와 괴리돼 있다는 데는 많은 의원들이 공감하고 있다"며 "조 후보의 대응이 중요한데 청문회를 빨리 열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 비문 의원은 "장학금 논란만으로도 문제가 있었는데 이번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서민들에게는 더욱 눈 밖에 났을 것"이라며 "조 후보자는 늘 정의와 공정을 강조했던 분인데 이번 일로 20~30대 지지층 사이에선 상당한 실망감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간 야당이지만 사안에 따라 여당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던 민주평화당과 평화당 탈당파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정의당 등 범진보진영의 분위기 역시 좋지 않다는 점 또한 민주당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평화당은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논란이 불거지자 일찌감치 정동영 대표가 나서서 "국민의 상식과 도덕적 잣대 기준에 실망감을 주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재고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안정치도 임시대표인 유성엽 의원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해명해 달라"며 청문회 이전이라도 조 후보자가 직접 해명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간 부적격성을 지적한 후보자마다 낙마를 해 이른바 '데스노트'를 작성한다고 불렸던 정의당도 당내에서 적지 않은 반대 여론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정의당 관계자는 "신중하게 당론을 모으기 위해 내부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데 이르면 22일쯤 공식적인 입장발표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검증 단계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식했을 텐데 왜 아직까지 '조국이 아니면 안 된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범진보 야당들의 목소리를 감안해서라도 조 후보자가 최대한 빨리 논란에 대해 해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오히려 논란만 더 키워줄 수 있다는 신중론 때문에 한동안은 현재와 같은 일방적인 검증 공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조 후보자가 청문회 이전에 딸 논란 등에서 해명을 하거나 혹시 사과에 나선다면 곧바로 반대진영에서 사퇴하라는 압박의 수위를 높일 것"이라며 "상황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객관적인 팩트는 맞대응하되 국민들의 감정이나 정서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대응을 자제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