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6시 20분쯤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판문점을 찾을 계획이 있나", "주러시아 대사 임명설이 사실인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방한한 비건 대표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수석 대표협의를 하고, 이어 오후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면담할 계획이다. 오는 22일에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 국무부는 비건 대표가 20일부터 3일간 한국을 방문한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그는 19일과 20일에 일본을 방문하고 한국에서는 22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국무부는 "비건 대표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에 대한 조율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관리들을 만날 것이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또한 "북미 실무협상의 조속한 재개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지기 위한 양국간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질 계획이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가 방한한 20일은 북한이 계속해서 중단을 요구해 온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된 날이다. 따라서 그가 판문점에서 북한과 물밑접촉 등을 통해 북미 실무협상의 물꼬를 틀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에게 보낸 친서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되는 대로 협상 재개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시각에 힘을 실어준다.
또한 비건 대표가 방한 직전 일본에 들렀다 왔기 때문에, 오는 24일까지로 다가온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연장 여부 결정을 앞두고 이에 대한 미국 측의 의중이나 일본의 내밀한 입장 등을 우리 쪽에 전달할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