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관계자는 "A씨에 대한 프로파일링 등의 과정을 거쳐 신상공개위원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8일 자신이 근무하는 모텔에서 투숙객 B(32)씨를 둔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여러 부위로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12일 새벽 훼손한 시신을 검은색 비닐봉지에 나눠 담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한강에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특정강력범죄처벌법에 따르면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은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 재범 방지와 국민의 알권리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이며, 피의자가 청소년이면 해당되지 않는다.
A씨에 대한 신상공개가 결정되면 경찰은 경찰청 공보운영지침 수사공보규칙에 따라 앞으로 A씨의 실명을 공개하고 언론에 노출될 경우 마스크 등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하지 않는다.
경찰은 강호순 연쇄살인사건(2009년) 이후 2010년 4월 특강법에 신설된 '8조 2항(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을 근거로 흉악범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2017년 '어금니아빠' 이영학, 2018년 '과천 토막살인범' 변경석, '강서구 PC방 살인' 김성수, '청담동 주식부자 부모 살해' 이다운, '전남편 살인' 고유정 등의 신상을 공개했다.
A씨는 지난 18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 나오면서 피해자를 향해 막말을 쏟아내 국민적 공분을 샀다.
A씨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진행된 영장실질심사를 20분 만에 마치고 나와 취재진을 향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음 생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지자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17일 오전 1시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수했다.
경찰은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A씨를 긴급체포한 뒤 오전 2시30분 사건을 담당하는 고양경찰서로 이송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피해자가) 숙박비 4만원도 안 주려고 하고 반말을 하며 기분 나쁘게 해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또 "피해자가 머물던 방을 열쇠로 열고 몰래 들어가 잠든 틈에 둔기로 살해한 뒤 모텔 내 방 안에 방치했다"며 살해 과정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오전 9시15분쯤 고양시 덕양구 마곡철교 남단 인근에서 머리와 팔다리가 없는 남성의 몸통 시신이 발견됐다.
대대적인 수색에 나선 경찰은 5일 만에 몸통 시신이 발견된 지점에서 약 3km 떨어진 지점에서 오른쪽 팔 부위를, 다음날 방화대교 남단에서 사체 일부로 보이는 머리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 시신의 나머지 부위와 유류품 등을 찾기 위해 한강 주변 지역에 대한 수색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며, 시신 부위의 유전자 일치 여부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