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사랑입니다

[노컷 리뷰] 영화 '나만 없어 고양이'

영화 '나만 없어 고양이' (사진=㈜트리플픽쳐스 제공)
동그랗게 눈을 뜨거나, 나른하게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하거나, 햇빛 아래 늘어져서 잠을 청하는 고양이를 보노라면 자연스레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에 빠지게 된다. 고양이가 작은 앞발을 내 몸에 올리거나, 그저 가만히 내 옆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얻는다. 그게 고양이가 갖는 '힘'이다. 그래서 우리는 말한다. 고양이는 '사랑'이라고 말이다.

영화 '나만 없어 고양이'(감독 복운석·신혜진)는 네 마리 고양이가 등장하는 네 편의 단편으로 이뤄진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다. 주로 다큐멘터리를 통해 조명된 고양이가 '극영화'로 제작됐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영화는 사랑이(러시안블루 '잭슨', 목소리 슈퍼주니어 김희철), 복댕이(페르시안 친칠라 디스코), 수연이(코리안 숏헤어 페퍼), 순자(먼치킨 나루토)를 중심으로 생애 첫 이별을 극복 중인 20살 청춘,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은 기러기 아빠, 고양이 동생을 키우고 싶은 발레 소녀, 어쩌다 고양이 아내를 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나만 없어 고양이'는 사람들의 일상 속 희로애락의 순간에 존재하며 위로가 되고 용기를 주고 행복의 에너지를 전하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전한다. 고양이는 사람들에게 위로이자 용기이며 행복 그 자체다. 그 일상의 키워드이자 인간의 삶에 필요한 요소들을 보여주고 대변하는 것이 바로 '고양이'라는 신비롭고 사랑스런 존재다.

영화 '나만 없어 고양이' (사진=㈜트리플픽쳐스 제공)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고양이들인 만큼 잭슨, 디스코, 페퍼, 나루토 네 마리의 고양이가 보여주는 연기는 고양이를 인터뷰하고 싶을 정도로 신묘하다. 연기 이전에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마주하는 그들의 눈빛과 행동을 바라보고 있자면, 영화가 말하는 '힐링'이 절로 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영화적 재미다. 영화는 고양이에 대한 대중의 판타지는 충족할지 몰라도 스토리나 연출에 대한 영화적 완성도 측면에서는 안타까움을 남긴다. 그리고 고양이라는 존재가 그 존재 자체보다 인간의 감정을 보충하거나 고양시키기 위한 매개물처럼 표현된다는 점 역시 아쉬운 지점 중 하나다.

그렇지만 '나만 없어 고양이'는 분명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을 다시금 보고 느끼면서, 고양이에게 빠져들기에는 충분하다. 고양이와 연관돼 인터넷을 지배한 문장 중 하나인 "나만 없어 고양이"를 외칠 정도로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은 충분하고, 네 마리 고양이의 연기 또한 완벽하다.

영화를 접한 뒤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에 반해 영화 제목처럼 "나만 없어 고양이"를 외치며 고양이를 입양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영화에서도 말했듯이 고양이를 반려묘로 들인다는 것은 한 생명의 평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단, 그들의 사랑스러움에 빠지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22일 개봉, 전체관람가, 상영시간 9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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